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특발성에 해당한다.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살이 키로 간다'는 통념으로 영양분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운동 부족이 겹쳐 체지방이 증가해 성조숙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전보다 환자가 더 많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원장은 "사춘기가 많이 진행될수록 성장판도 비례해 닫히는데 이로 인한 키 손실은 되돌릴 방법이 없다"며 "여아의 경우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거나 두피 냄새가 나고 피지 분비가 왕성해질 때, 남아는 여아와 마찬가지로 두피 냄새와 피지 분비 등이 발견되고 고환이 커지면서 급격한 키 성장이 동반되는 경우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성조숙증 진단에서 '속도'만큼 '정확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 원장은 "체성분 분석(인바디)으로 비만 여부를, 왼쪽 손의 X선 촬영을 통해 골 연령을 측정하고 사춘기가 일찍 온 것으로 판단되면 호르몬 분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시상하부-뇌하수체 축 활성화 검사를 시행한다"며 "GnRH를 투여한 다음 2시간 동안 30분 간격으로 총 5번의 혈액을 채취하는 데 이를 통해 황체형성호르몬(LH) 등 성장과 관련한 호르몬 분비를 확인 후 성조숙증을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초 진단할 때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다른 질환이 문제라 판단되면 뇌 MRI, 복부 초음파 검사 등 추가 검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자아이는 뇌종양(생식 세포종) 등에 의한 성조숙증의 위험성이 있어 진단 시 의사와 상의를 통해 MRI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윤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10여년간의 치료 경험 중 종양이 문제가 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치료 시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 주사를 맞는 기간과 예상 키 등은 달라진다"며 "성조숙증의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 전 의사가 경험이 풍부한 소아내분비 전문의인지, 병원에 진단 장비 등이 갖춰졌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