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은 이차 성징 즉, 사춘기가 더 빨리 오는 경우를 말한다. 여아는 만 10세, 남아는 만 12세쯤 나타나야 하는데 이보다 더 빠른 각각 만 8세, 만 9세 이전에 이차 성징이 시작되는 경우 진단한다. 성조숙증은 종양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성조숙증'과 원인 질환이 있는 '이차성 성조숙증'으로 구분한다.
성조숙증은 당장은 키와 체중이 빨리 늘지만, 성장 기간이 짧아져 최종적으로는 키가 덜 자라게 된다. 특히 남아의 키 손실은 평균 15~20㎝로 여아(평균 10㎝)보다 더 많다. 신체 변화를 뒤늦게 감지해 치료 시기를 놓친 탓이 크다.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당장은 커 보일지라도 성장이 일찍 종료돼 최종적으로 여자는 150㎝ 안팎, 남자는 160㎝ 초반의 저신장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윤종서 키탑소아청소년과의원장이 골연령 판독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정렬 기자
전문가들은 성조숙증 진단에서 '속도'만큼 '정확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 원장은 "체성분 분석(인바디)으로 비만 여부를, 왼쪽 손의 X선 촬영을 통해 골 연령을 측정하고 사춘기가 일찍 온 것으로 판단되면 호르몬 분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시상하부-뇌하수체 축 활성화 검사를 시행한다"며 "GnRH를 투여한 다음 2시간 동안 30분 간격으로 총 5번의 혈액을 채취하는 데 이를 통해 황체형성호르몬(LH) 등 성장과 관련한 호르몬 분비를 확인 후 성조숙증을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초 진단할 때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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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질환이 문제라 판단되면 뇌 MRI, 복부 초음파 검사 등 추가 검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자아이는 뇌종양(생식 세포종) 등에 의한 성조숙증의 위험성이 있어 진단 시 의사와 상의를 통해 MRI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윤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10여년간의 치료 경험 중 종양이 문제가 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치료 시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 주사를 맞는 기간과 예상 키 등은 달라진다"며 "성조숙증의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 전 의사가 경험이 풍부한 소아내분비 전문의인지, 병원에 진단 장비 등이 갖춰졌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