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1위 탈환 주력한 하이트진로, 소주 매출은 줄었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3.08.22 06:30
글자크기

상반기 소주 매출, 8년만에 감소...파업 기저효과, 소비 다변화, 새로 인기 등 복합적 영향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맥주 시장 1위 탈환에 나선 하이트진로 (20,000원 ▲20 +0.10%)가 올해 상반기 주력 제품인 소주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주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작년 상반기의 기저효과와 경쟁사 제품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참이슬 소주 8년 만에 반기 매출 감소…주종 다변화 추세에 경쟁사 제품 추격
22일 하이트진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소주 매출은 736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450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매출 신장률이 14.6%였고,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도 매년 5% 내외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역성장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상반기 소주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맥주 1위 탈환 주력한 하이트진로, 소주 매출은 줄었다
회사 측이 분석한 소주 매출 감소의 첫번째 원인은 기저효과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공급 부족을 우려한 주류 도매사들이 미리 재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평소보다 발주량을 늘렸는데 이로 인한 기저효과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스키, 와인 등 다른 주종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경쟁사인 롯데칠성 (118,600원 ▲600 +0.51%)음료의 소주 매출은 증가했다는 점에서 환경 탓만 할 수는 없는 처지다.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매출액은 20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7% 증가했다. 제로슈거(무가당) 소주 '처음처럼 새로'가 그만큼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맥주 코너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서울 시내 대형마트 맥주 코너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마케팅 주력한 맥주는 선방... 오비맥주, 롯데칠성 등 경쟁사는 매출 감소
하이트진로가 시장 1위 탈환을 위해 주력한 맥주 사업은 그래도 선방했다.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은 연결 기준 3949억원으로 전년동기(3866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4월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고 마케팅비를 전년보다 60% 이상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란 평가도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선 양호했다.

특히 켈리 출시 이후 전체 맥주 매출 증가폭이 확대됐다. 켈리 출시 전인 1분기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은 183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3%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분기 매출은 202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8% 늘어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켈리 출시 이후 음식점 등 비가정용 시장 맥주 매출이 늘어났고, 전체 점유율도 40%대에 진입해 경쟁사와 격차를 좁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는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버드와이저 에이팩 EAST부문(한국·일본·뉴질랜드)의 올 상반기 매출은 5억93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EAST부문 실적에서 오비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에 달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 국내 맥주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이나, 시장 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소주 시장에서 선전한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상반기 맥주 사업은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은 41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12억원)보다 약 20% 감소했다. 롯데칠성은 올 하반기 클라우드 리뉴얼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