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구로구의 한 장례식장. / 사진=김지은 기자
21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 피해자 A씨의 지인은 울분을 토하며 이렇게 말했다. 월요일 오전이었는데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의 지인들은 생전 A씨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생전 A씨와 함께 축구 동호회에서 활동했다는 B씨는 "추석 전에 밥 한번 같이 먹으러 가자고 최근까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소식을 듣고 기가 막혔다. 어떻게 여기 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열하고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세금으로 그 가해자는 따뜻한 삼시세끼를 먹을 텐데 용서가 안 된다"며 "사형제도가 부활하면 좋겠다"고 했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A씨가 담임 교사였다는 학부모 C씨는 "개인적으로 기억이 많이 남고 특별했던 선생님이라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문제아가 있었는데 방과 후에도 집에 안 가니까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던 분이었다"며 "항상 학생들을 좋은 쪽으로 인도하려고 노력했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A씨와 대학 동기라는 김모씨는 "단톡방이 있어서 거의 매일 연락했었다"며 "신림동 흉기 사고 발생했을 때도 '위험하니까 조심해라' 이런 말을 서로 했었다. 지난주에도 봤었는데 믿기지 않는다. 정말 누구나 다 좋아하던 친구였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생전 A씨가 다니던 체육관 관장 이모씨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서 일단 문을 닫고 무작정 찾아왔다"며 "A 선생님은 제가 밥 못 먹고 있으면 항상 샌드위치랑 빵을 사오고 아이들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서 나눠주셨던 그런 분이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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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은 A씨가 출근하다가 변을 당한 만큼 순직 처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사고 당시에 방학이었는데 부산에 있다가 일 때문에 올라왔다고 들었다. 근무하다가 생긴 일이기 때문에 (순직) 처리를 안 해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학교 쪽으로 노무사를 보내준다고 들었는데 순직 절차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현장의 모습./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