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은 이제 그만..러블리하게 돌아온 AKMU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3.08.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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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사진=YG


그룹 AKMU(악뮤)는 데뷔 초 'Give Love', '200%' 등 재기발랄하고 센스있는 가사와 음악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성장한 악뮤는 '다이노소어'·'낙화' 등으로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남매 중 오빠인 이찬혁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였다. 2023년 2년 만에 악뮤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 이번에는 어떠한 실험을 보여줄까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악뮤는 실험성을 걷어내고 초심으로 돌아갔다.

악뮤는 21일 오후 6시 네 번째 싱글 'Love Lee'를 발매한다. 각자의 쉼과 활동을 마친 후 2년여 만에 함께 발매하는 신곡이다. 악뮤는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위트있는 노래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기자 간담회는 독특하게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됐다. 별다른 진행자 없이 이찬혁과 이수현이 라디오 DJ로 나서 앨범을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악뮤가 보여준 실험성을 걷어내고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이찬혁은 "저는 지난해 솔로 앨범을 통해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지난 악뮤의 활동도 제가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 실험적인 걸 보여드렸다. 그러다 보니 이제 하고 싶은 것 말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상큼한 것도 하고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노소어'부터라고 생각하는데 수현이가 점점 부르기 어려워하고 힘들어했던 걸로 기억한다. 눈치를 못 채다가 점점 수현이가 음악을 즐거워하는 게 예전보다 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고 악뮤는 같이 재미있는 걸 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팀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수현 역시 "악뮤를 할수록 오빠를 맞춰가기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화'가 수록된 앨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은 싫다. 내 색을 맞춰달라'고 선언했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200%'처럼 기분 좋고 가볍게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다. 많은 분들이 저희의 초기 음악스타일로 돌아가길 바라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분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YG/사진=YG

타이틀곡 'Love Lee'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에 감각적인 보컬이 더해진 노래다. '러블리'와 이찬혁·이수현의 성 '이(Lee)'를 중의적으로 활용한 'Love Lee'는 과거 AKMU가 보였던 러브송을 연상케하는 곡이다.

이찬혁은 "근 몇 년간 '러블리'라는 표현을 달고 다녔다. 영국 여행을 갔는데 뭐만 하면 '댓츠 러블리'라고 하더라. 한국말로 하면 사랑스럽다는 건데 그 말이 사랑스럽고 고급지면서 머릿속에 남았다. 여기에 노래를 만들면서 또 다른 뜻을 담았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너라는 의미와 '이 씨들을 사랑해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남매들을 사랑해라'라는 세뇌도 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수현은 "사랑을 달라는 건데 10년 전에 'Give Love'처럼 직접적으로 사랑을 달라고 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어떤 방식으로 성숙하게 풀어냈는지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다시 새로운 출발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가 거의 처음으로 전적으로 저에게 맞춰준 노래고 앨범이다. 오빠에게는 큰 확신이 없었을 텐데 저에게 의견을 물어봐 줬다"고 덧붙였다.

수록곡 '후라이의 꿈'은 통통 튀는 신스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돋보이는 곡이다. 2014년 콘서트에서 선보인 후 꾸준히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후라이의 꿈'은 이수현의 목소리를 담아 이번 앨범에 수록됐다.

이수현은 "많은 분들이 기다리신 곡으로 알고 있다. 2년 전부터 외향인에서 내향인이 되면서 '후라이의 꿈'이 이수현의 주제곡이 됐다. 너무 부르고 싶었는데 아이유 언니에게 선물로 준 곡이라 얘기를 못 하고 있었다. 팔레트에서 이야기를 하니 서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오해가 잘 풀려서 제가 부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찬혁은 "저희도 나올 줄 몰랐다. 수현이가 최근 이 노래의 가사와 착 붙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네가 지금 '후라이의 꿈'을 불러도 되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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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돌아온 악뮤는 이렇게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특유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 성인이 된 이후 실험적인 음악으로 파격적인 신선함을 안겼던 것과 달리 풋풋했던 초창기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특히 지난 2021년 이수현이 슬럼프로 은퇴까지 고민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악뮤의 이러한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이수현은 "이번 활동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물어보실 것 같았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저는 아직 슬럼프를 극복하고 있는 상태다. 오빠가 옆에서 조언이나 도움을 줬다. 계속 멈춰있기보다는 누군가 용기를 심어줄 때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번 앨범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이찬혁은 "수현이의 슬럼프에는 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창구가 악뮤 하나였기 때문에 저의 음악적인 욕심을 표출하면서 수현이의 의견도 수용해야 했다. 어려운 숙제였다. 이제는 제 솔로와 프로젝트성 앨범 등을 통해 그것들을 표현할 창구가 생겼다. 그래서 악뮤는 둘이 연구해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나아가야 겠다고 방향성을 굳혔다. 앞으로 악뮤는 확실하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 것 같다"고 추후 악뮤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악뮤의 새 앨범 '러브 리'는 2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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