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혈관' 만드는 LS전선, 집도의는 LS마린솔루션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08.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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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에 안긴 KT서브마린, 바다에서 새 시대 연다④

편집자주 아시아 1위 LS전선이 새 날개를 달았다.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기업 KT서브마린을 품으면서 제조부터 시공까지 전담하는 역량이 갖춰졌다. LS전선과의 시너지 효과와 전세계적인 친환경 열풍에 힘입어 KT서브마린은 이미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썼다. '산업의 혈관'을 책임지는 LS전선과 KT서브마린의 비상을 짚어본다.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대륙간 정보 전송량(트래픽)을 옮겨 주는 해저케이블은 세계 경제의 '혈관'으로 통한다. 위성 통신보다 안정적이고 대용량 정보를 송신할 수 있어 전세계 데이터 통신의 99%가 해저케이블을 이용해 전송된다. 텔레지오그래피 통계에 따르면 매일 1경원이 넘는 금액이 해저케이블을 통해 송금되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중국 3대 국영통신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해저케이블 확보에 열을 올린다.

해저케이블은 제조만큼 시공 역량이 중요한 업종으로 꼽힌다. 아무리 훌륭한 해저케이블을 만들어 공급하더라도 자연재해나 물리적 훼손에 의해 손상되기 쉽기 때문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은 LS마린솔루션(구 KT서브마린)이다. 1995년 법인 설립 이후 꾸준히 해저케이블 포·매설과 유지보수 역량을 키워 왔다. 19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저 전력케이블을 시공한 곳도 LS마린솔루션이다.



LS마린솔루션의 핵심 사업은 크게 2가지다. 해저에서 쓰이는 통신케이블과 전력케이블의 시공 및 유지보수 작업이다. 특히 해저케이블은 계속해서 고장·파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지보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LS마린솔루션은 1997년 국가기간통신사업자들 간 유지보수 협약인 '요코하마 존'의 유지보수 운용사로 선정돼 연간 130억원의 고정수익이 발생한다.

LS마린솔루션은 사업 구조에서 전력케이블 비중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전력케이블은 통신케이블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지속 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이다. 특히 태양광·풍력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에 사용되면서 친환경 발전에 관심이 높아진 최근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연간 해저케이블 부족량 전망치는 2030년 410km에서 2040년 2303km로, 유럽의 경우 같은 기간 181km에서 1280km로 관측된다.



LS마린솔루션이 보유한 시공용 선박도 국내 최대 규모다. 해저에 초고압직류송전선(HVDC)을 설치하는 전용 선박을 갖췄다. LS마린솔루션은 통신케이블 포설선 세계로호, 다목적 매설선 미래로호와 지난 2월 지엘마린으로부터 약 390억원에 양수한 해저전력케이블 포설선 GL2030 등 3척을 보유하고 있다. LS전선-LS마린솔루션 '원팀'이 세계에 5곳밖에 없는 제조-시공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업계는 LS마린솔루션의 시공 역량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대만이나 북미, 유럽 등 주요 국가가 해저케이블 투자를 늘리면서 제조부터 시공을 전담할 수 있는 LS '원팀'을 파트너로 지목했다는 의미다. LS전선이 지난해 영국과 미국, 대만 등에서 따낸 해저케이블 수주잔고는 3조 5000억원 규모로, LS마린솔루션과 협업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해저케이블 성장 모멘텀(동력)을 공유하면서 고부가 전력케이블 매출이 가시화됐다"라며 "2026년 북미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LS전선과 함께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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