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S' 이름표로 새 시대 연다…'윈윈 게임'의 정석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08.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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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에 안긴 KT서브마린, 바다에서 새 시대 연다①

편집자주 아시아 1위 LS전선이 새 날개를 달았다.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기업 KT서브마린을 품으면서 제조부터 시공까지 전담하는 역량이 갖춰졌다. LS전선과의 시너지 효과와 전세계적인 친환경 열풍에 힘입어 KT서브마린은 이미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썼다. '산업의 혈관'을 책임지는 LS전선과 KT서브마린의 비상을 짚어본다.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기업 KT서브마린이 LS그룹의 일원이 됐다. 이 기업은 아시아 1위 해저케이블 제조 기업 LS전선 품에 안기면서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썼다. 3조원대의 대규모 해저 사업을 주도하는 LS전선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생산(LS전선)과 시공(LS마린솔루션)을 잇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급성장하는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 17일 KT서브마린의 지분 24.3%(629만 558주)를 449억원에 매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4월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잠정 확보한 지 4개월 만이다. 이름도 LS마린솔루션으로 바꿨다.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는 "해상풍력 선두주자인 LS전선과 함께 회사 성장의 중대한 모멘텀(동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의 '원팀'은 해저케이블 일괄공급(턴키)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객사가 주문을 하면 LS전선이 케이블을 생산하고, LS마린솔루션이 포·매설을 맡는 형태다. 발주처 입장에서도 수직계열화된 업체와 계약할 경우 일일이 별도 기업을 찾을 필요가 없어 유리하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2020년 2조 8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5조 5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LS마린솔루션은 글로벌 수준의 해저케이블 역량을 갖춘 LS전선과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산이다. LS전선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제조에 특화된 기업이다. HVDC 케이블은 전류 손실이 적으면서도 2배 이상의 전류를 보낼 수 있어 해저케이블에 적합하다. 다른 케이블에 비해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해 개발 기업이 소수다. 국내에서 HVDC 전용 공장을 보유한 곳은 LS전선 한 곳이다.



/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이미 LS전선과의 시너지 효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LS전선이 지분을 매입한 지 반년 만에 올해 상반기 누적 수주잔고 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매출의 140% 규모다. 별도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지난 20년 이내 최대인 70억원을 기록했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시장 선점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LS전선은 최근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로부터 2조원대 규모의 HVDC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전 세계 전선업체 수주 중 최대 규모다. 프로젝트 시공이 LS마린솔루션에 집중되면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LS마린솔루션이 LS그룹에 편입되면서 LS전선의 글로벌 수주에 따른 낙수효과와 수직 계열화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LS마린솔루션도 LS전선을 이어 올해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탄소중립 정책 시행으로 급증하는 수요 대응을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동해에 1555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동남아 등 해외의 후속 투자도 준비 중이다. LS마린솔루션도 신규 선박을 확보하는 등 장기 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급등하는 수요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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