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카드가 이번에 트래블월렛의 손을 잡은 이유는 B2B(기업간거래) 지불결제 서비스 사업을 위해서지만 장기 목표는 따로 있다. '신한플레이' 앱에 트래블월렛 서비스를 들이는 것이다. 트래블월렛 서비스는 최근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와 함께 여행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트래블월렛 이용자는 앱을 통해 자신이 원할 때 외화를 충전하고 미리 충전한 외화로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수 있다. 결제는 트래블월렛이 글로벌 카드사 비자(VISA)와 제휴해 발급한 선불충전카드로 이뤄진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그간 빠른 회원수 성장세를 보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하나카드의 사용 가능한 체크카드수는 1월말 대비 4.0% 늘었다. 애플페이 효과를 본 현대카드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본인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한 회원수도 2.8% 증가해 현대·BC카드의 뒤를 이어 증가율 3위를 차지했다. 지난 6일 기준 트래블로그 서비스의 누적 가입자수는 182만명, 외화 누적 환전액은 5150억원에 이른다.
신한카드가 하나카드처럼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트래블월렛을 들이려는 이유는 효율성 때문으로 보인다. 트래블로그의 출시 배경에는 하나은행이 있다. 트래블로그는 하나은행·하나저축은행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의 계좌를 앱에 등록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하나은행은 환전 업무에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다. 전신인 외환은행이 과거 국내 외환 거래의 대부분을 담당한 역사가 있어서다. 신한카드는 금융지주 계열사라고 해도 하나카드만큼 강력한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트래블월렛을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B2B 플랫폼 사업에 대한 내용이지만 신한플레이 안에서 트래블월렛의 결제 서비스를 가동하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양사의 사업이 잘 자리를 잡으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