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연준아' 치솟는 금리에 웃음 짓는 보험주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8.1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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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매파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에 국내 보험주들의 주가가 활기를 얻었다. 상반기에 보험업계 전반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도 보험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다.

역대급 미국 장기채 수익률…보험주 '방긋'
/신화=뉴시스/신화=뉴시스


18일 낮 12시12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DB손해보험 (98,100원 ▲100 +0.10%)은 전 거래일 대비 900원(1.12%) 오른 8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화재 (332,000원 ▲5,500 +1.68%)는 0.40%, 한화손해보험 (5,090원 ▲30 +0.59%)은 0.63%, 현대해상 (31,100원 ▲100 +0.32%)은 1.44% 상승 중이다. 반면 삼성생명 (93,100원 ▲1,200 +1.31%)이 0.90%, 한화생명 (3,035원 ▲20 +0.66%)이 2.03% 내리는 등 생명보험주 일부는 약세다.



최근 보험주의 상승세는 역대급으로 오르고 있는 미국의 장기채 금리 영향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4%대를 상회해 종가 기준 15년만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2시11분 기준으로 4.263%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장기채 금리의 상승은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 자산운용 수익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보험주에는 호재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기준 금리의 상승과 밀접하게 연동되는데, 최근 미국 기준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위원 대부분이 추가적인 긴축 통화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회의록 요약본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위원회의 장기 목표를 훨씬 웃돌고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 상승 위험을 계속 봤다"고 써 있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 상단은 5.50%로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지만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88%로 아직 우세하다.

올 상반기 보험업 양호…손보사 중 삼성·DB 실적 우수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시 약세 속 보험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양호했던 올 상반기 보험 업종의 이익 영향도 있다. 전날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올 상반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보험업 전체 상반기 순이익은 5조2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늘었다. 코리안리 (8,110원 ▲40 +0.50%)의 상승 폭이 가장 컸는데, 상반기 순이익이 2444억원으로 347.69% 늘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며 "삼성화재는 신계약의 계약서비스마진(CSM) 환산배수 상승 등 보험손익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고, DB손해보험은 투자손익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판단했다.

이날 전반적으로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에 비해 주가 흐름이 좋은 것은 새 회계기준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 있어서 생명보험보사다는 손해보험사가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지표인 CSM 상각 시기가 돼야 과거의 보험 매출이 이익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납입·보장기간이 짧은 손해보험사의 CSM 상각이 대체로 크다.

새 기준 적용에 따른 불확실성이 보험주의 불안 요소인데, 금융당국의 IFRS17 가이드라인이 3분기 재무제표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이번 변동으로 CSM 잔액이 현재 대비 2% 차감될 경우 연간 이익은 1% 이하의 감소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CSM보다는 자본 감소에 따른 배당여력 변동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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