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벤처 산실 '코리아 콘퍼런스', LA에서 출범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23.08.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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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주 회장 "이스라엘 콘퍼런스 뛰어넘을 혁신 플랫폼"
이재범 카카오톡·서민 넥슨 공동창업자 멘토로
8개 유망 스타트업 발표 및 투자 1대1 미팅

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셔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제니 주 코리아 콘퍼런스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 콘퍼런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셔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제니 주 코리아 콘퍼런스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 콘퍼런


"이스라엘의 미국 벤처 성공신화를 뛰어넘을 한국 벤처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한국 벤처기업들의 투자와 육성 지원 등을 망라하는 플랫폼인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가 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셔 포시즌 호텔에서 개최됐다.

코리아 콘퍼런스는 지난해 벤처인과 투자자들 간 네트워킹 행사로 약식 출범한 뒤 올해 실제 투자를 위한 발표, 벤처와 코리아 콘퍼런스 간 투자 지원 관련 협약서(MOU) 체결 등을 포함해 본격 출항했다.



코리아 콘퍼런스를 이끄는 주인공은 제니 주 회장이다. 주 회장은 지난 28년간 UBS, 모건스탠리, JP 모건 등을 거친 자산관리 전문가이자 세계 최상위 1% 부자 가문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보어스 클럽'의 투자 총괄이다. 주 회장은 "지금까지 축적한 지식, 자산, 네트워크를 통해 K-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 회장은 "이스라엘은 2009년부터 LA에서 '이스라엘 콘퍼런스'를 열고 이스라엘 기술이 미국에 진출하고 이에 따른 막대한 이익이 다시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는 선순환을 형성했다"며 "이스라엘 콘퍼런스를 뛰어넘을 코리아 콘퍼런스를 만들겠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코리아 콘퍼런스는 실질적인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문단을 갖췄다. 멘토로 국내 IT 산업의 전설 이재범 카카오톡 공동창업자와 서민 넥슨 공동창업자가 나선다. 자문 위원은 첼시 구단주 겸 사모펀드 클리어레이크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 호세 펠리시아노, 로렌조 메디치 가문 왕자, 휴 힐튼 알바레즈 앤 마살 캐피탈 부동산 CEO, 마크 켈슨 트라우리그 공동의장 등으로 구성됐다.

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이정환 마인드AI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 콘퍼런스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이정환 마인드AI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 콘퍼런스
김영완 LA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코리아 콘퍼런스 개막과 함께 한국의 스타트업과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이 긴 여정의 시작에 와 있다"며 "이 행사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이어진다면 멋진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렌조 메디치 메디치 가문 왕자는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비전이 합쳐진다면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거대한 성공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메디치 가문은 4명의 교황과 2명의 프랑스 여왕을 배출했다.


이날 발표한 스타트업은 희소·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사 시프트바이오, 전기차 충전 토털 솔루션 업체 채비, 자연어 기반 추론형 인공지능(AI) 개발사 마인드AI, 극장 운영 자동화 솔루션 업체 RNR, 차세대 금연보조제를 개발하는 비타본 바이오, 한국적 대체불가토큰(NFT) 라이선스 사업 운영사 아트인모션, 화재 시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용 스프링클러 제작사 SP&E, 블록체인 전문 기업 키페어 등 총 8곳이다.

세계 최초로 유독가스를 제거하는 스프링클러(살수장치)를 개발한 SP&E는 발표에서 "화재 사망의 70%가 질식사"라며 "개발한 제품은 물을 뿌려 불을 끄는 동시에 연기를 흡수하는 기능을 갖춰 질식사를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SP&E는 전 세계에 관련 특허 7개를 보유 중이다. SP&P는 조만간 상업화할 해당 제품이 10달러 미만 가격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RNR은 극장 에어비엔비처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비스포크(소비자 맞춤형) 상영관 모노플렉스를 소개했다. 기존 전통 극장 대신 아파트, 호텔, 사무실 등 고객에 최적화한 공간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석민철 RNR 대표는 "복잡한 도심을 지나 영화관을 다녀오는 번거로움 없이 편하게 영화관을 이용할 수 있다"며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사람들을 모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객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페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리스크 성향에 맞는 가상화폐를 추천하고 관련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키페어는 발표에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수, 매도 가격을 도출하고 매매를 자동화를 한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 콘퍼런스17일(현지시간) LA 비버리윌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콘퍼런스'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코리아 콘퍼런스
비타본 바이오는 니코틴은 최소화하면서 황기, 구기자, 오미자 등 천연 약재 추출 성분을 담은 무화기를 소개했다. 비타본 바이오는 흡연자들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면 다수가 금연에 성공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제품까지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마인드AI는 방대한 글을 읽고 핵심 이론을 도출할 수 있는 기능을 부가한 AI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챗GPT의 경우 때때로 오류가 나오지만 마인드AI가 필터 역할을 해서 올바른 정보만 나올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이정환 마인드AI CEO는 "한 논문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논문을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마인드AI는 AI 산업의 CPU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인모션은 게임을 통해 대체불가토큰(NFT)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특정 게임 캐릭터 선호도가 높으면 이를 NFT로 만들어 시장에서 판매하거나 활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남기훈 시프트바이오 대표는 엑소좀 기반의 희소·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소개했다. 엑소좀은 우리 몸 속 모든 세포가 만드는 나노입자 형태의 세포 간 전달 물질로, 면역을 일으키는 능력인 면역원성이 낮아 이를 활용한 신약은 다회 투여가 가능하다. 줄기세포의 치료 효능에서 이러한 나노 소포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치료 인자를 세포 곳곳에 전달할 매개체로 주목받는다.

초급속·급속 충전 인프라 부문 민간시장 점유율 국내 1위 사업자인 채비는 전기차 충전소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소개했다. 채비는 제조부터 납품·설치·운영·사후관리 등 모든 영역을 상호 연계하는 플랫폼이다. 채비는 지난 2월 아시아 기업 중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전기자동차 인프라 프로젝트(CALeVIP)'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8곳 스타트업의 발표에 대해 자문단은 심사를 거쳐 최고의 전달력을 보이고 관중의 흥미를 유발한 한곳을 선정해 테일러메이드 최신 골프클럽을 수여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우수상과 부상 골프클럽 수상은 남기훈 시프트바이오 공동대표가 차지했다.

발표 후 각 벤처들은 투자자들과 1대1 미팅을 진행하며 투자 논의를 했다.

한편 코리아 콘퍼런스는 앞서 16일 LA마리나델레이 항구의 요트에서 선상 전야제로 VIP 만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스타트업, 자문단, 후원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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