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시너지 해답은?…글로벌 빅파마 방정식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08.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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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제약사를 목표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한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가 합칠 경우 시가총액이 40조에 육박한다는 분석을 내놓는 등 합병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오전 11시27분 기준 증시에서 셀트리온 (200,000원 ▲800 +0.40%)은 전 거래일 대비 7200원(5.01%)원 오른 15만800원에 거래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도 4300원(6.69%) 오른 6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셀트리온은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사실을 공시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620주가 배정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시너지 해답은?…글로벌 빅파마 방정식


이날 증시에 상장된 대부분 종목이 하락하는 등 약세장이 펼쳐졌음에도 합병에 대한 기대감 덕택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유진투자증권은 셀트리온 그룹의 연구개발력과 합병 이후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 등을 이유로 내년도 시가총액을 약 42조원으로 제시하는 등 증권가에서도 셀트리온의 합병 소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합병을 통해 투자 여력이 늘어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7일 개최한 '셀트리온 그룹 합병 간담회'에서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이고, M&A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진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과 개인 자금이 결합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준 셀트리온의 현금성 자산은 6752억원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현금성 자산은 3699억원 수준"이라며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업체로의 도약을 꾀하고 이를 위한 M&A 계획도 지속해서 밝힌 만큼 합병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사업확장 부분에서 향후 공장 증설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 외에도 바이오위탁생산(CMO) 확대로 진보된 종합 헬스케어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합병 후 매출원가율이 개선돼 직판구조를 통한 원가경쟁력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원가율은 71.5%고, 올해도 70.2%를 기록할 전망이나 합병 이후 생산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셀트리온의 원가율(올해 매출원가율 전망치 52.32%)이 적용됨에 따라 원가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제고해 해외 투자자들의 호감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그간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생산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셀트리온 그룹의 실제 실적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합병을 통해 거래 구조가 단순해져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고 경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각각 15만813원과 6만7251원에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1조원으로 책정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주식 매수 청구권 가격보다 낮을 경우 청구권을 행사하려는 소액 주주들이 많아져 합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다만 17일 기준 종가와 청구권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합병 공시에 따른 숏커버(매수) 등을 고려할 때 이후 주가는 청구권 가격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 이후 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중장기적으로는 합병 시너지를 꾸준히 입증해나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Zymfentra·램시마SC의 미국명)가 연내 미국에서 신약 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를 미국 공보험 시장에 선호의약품으로 올리기 위해 리베이트 계약도 체결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매도 금액은 약 970억원대로 숏커버링이 나올 수 있고, 소멸법인으로 지정된 만큼 신규 공매도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셀트리온 합병 이후 코스피 안에서 비중이 늘어나 패시브 수급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양사는 3조원 이상의 재고자산을 가지고 있고 인수가격배분(PPA)상각에 따라 합병 후 단기적인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유플라이마로 미국 시장을 구축하고, 램시마SC로 성공적인 수익성을 거둘 수 있다는 입증을 계속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이 마무리되는 대로 셀트리온제약과의 두번째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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