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美모기지 금리 7.09%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08.1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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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美모기지 금리 7.09%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이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09%까지 올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국영모기지 기업 프레디 맥은 30년 고정 평균 모기지 금리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기지 금리가 7%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가을 이후 처음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것은 물론 최근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밝히면서 긴축기조가 이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모기지금리의 기초자산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4.3%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 수준으로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09%의 모기지 금리는 30년 연한을 기준으로 하면 은행에 집을 한 채 더 사주는 꼴이다. 예컨대 50만 달러짜리 집을 미국 기준으로 20%만 자기자금으로 내고 80%를 은행에서 모기지로 빌릴 경우 30년간 내야 하는 이자가 56만 달러에 달한다. 물론 많은 모기지 대출자들이 30년 기한 이전에 원금을 추가상환해 이자를 아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절세 등의 이유로 세금환급 등을 노리고 30년 기한을 다 채우는 경우도 많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美모기지 금리 7.09%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나 그 기간에 모기지 금리는 3% 초반이었다. 만약 4%로만 이전 사례처럼 돈을 빌렸다고 해도 30년간 내야 할 이자는 29만 달러에 불과하다. 모기지 금리 4%와 7%의 차이가 30년을 기준으로 하면 두 배에 가까운 이자비용을 초래하는 셈이다.



이런 모기지 차이는 미국 주택시장에서 매물실종 현상도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3%대에 집을 빌려샀던 집주인들이 새로운 금리로는 도저히 집을 사는 게 부담스러워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에 공급된 주택은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매물수 부족뿐만 아니라 매매계약 건수도 줄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6월에 판매 또는 계약 중인 주택은 110만 채 미만으로 전년동기 수준보다 1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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