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이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
코로나19는 감염돼도 임상증상이 없는 일부를 제외하면 통상의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한 번 이상 감염을 통해 자연면역을 획득하면서 독감처럼 정착될 것으로 예측된다. 무조건 감염을 피하는 불가능한 전략보다는 조기진단과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통한 고위험군의 중증화 예방이 코로나19 방역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하는 중환자와 사망자의 절대다수가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지 못한 고위험군이다. 면역반응이 낮은 고령층의 경우 초기증상이 경미해도 상당수가 단시간에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음에도 공식화한 항바이러스제 처방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개인적 판단으로 진료 당시 증상에만 의존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는 전략은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금기약물을 병용 중인 경우도 단기간에 중단할 수 있는 약물이 대다수이므로 상세한 복용법을 포함한 적정한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하는 경우 심사와 피드백 보상을 통해 의료진의 적극적인 처방을 유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감염병 4단계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독성이 강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던 시기와 동일하게 적용되는 여러 정책상 문제를 임상현장에서 면밀히 파악해 전반적으로 수정해야 할 시점이다.
높은 자연면역률과 약화한 바이러스 독성을 고려하면 KF마스크를 착용했을 때는 병원의 규모나 종류에 따른 진료제한을 해제해 격리기간 없이 대학병원도 치료받던 병원에서 연속성 있게 코로나19 진료가 가능해야 한다. 중증화 예방을 위해서는 60세 이상과 12세 이상 천식이나 비만 등의 고위험군은 건강보험을 적용해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보편화해야 한다. 일반 위험군도 빠른 일상복귀와 후유증 예방을 위해 독감처럼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원하는 경우는 제한 없이 투약할 수 있게 돼야 한다 .
병동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는 다인실에서 기저질환 치료 중 확진되는 사례가 대다수로 격리병상이 부족한 경우 일반 다인실에서 5~7일간 격리 후 해제하므로 코로나19 일반 병실 기준과 고비용이 요구되는 음압격리병상 사용기준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일부 사업장에서 5일 격리를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확진자의 건강악화와 지역사회에 전파될 위험이 높아진다. 코로나19 감염 후 일상회복을 하려면 건강한 경우도 2주 이상 상당한 휴식기간이 요구되지만 고열, 근육통의 주요 증상이 해소되는 최소기간이 5일이므로 격리 권고기간은 사업장 규모나 종류에 관계없이 근로자나 학생들에게 불이익 없이 적용되도록 정책이 보완돼야 한다.
병원 내 마스크 해제 지침은 서둘러 시행하는 것보다 마스크 착용이 의료진과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지침이므로 완전한 4단계 정착 이후 개인 자율화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확진자의 조기진단을 위해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진단 가능한 신속항원검사를 구매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 하반기 트윈데믹에 대비하는 주요 방안이다.
코로나19가 일상적인 감기바이러스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새 유행이 반복돼도 중환자가 비례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의료정책 도입이 코로나19의 독감체계 전환 전 필수적으로 시행돼야 할 선제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