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검장급 보직은 이번 인사로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검장급 보직 8개 중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서울·대전·광주고검장 등 5자리가 공석이다. 수원·부산·대구고검장도 이원석 검찰총장(54·사법연수원 27기)보다 기수가 높은 25기 고위 간부들이 맡고 있어 인사를 앞두고 사표가 나올 수 있다.
기수를 중시하는 검찰 관례에 따른다면 총장보다 후배인 28기 검사장들이 승진하며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는 후보자로 홍승욱 수원지검장, 한석리 서울서부지검장 등이 언급된다. 검찰 고위 간부를 지낸 변호사는 "검찰의 여러 사안을 세세히 챙길 수 있는 사람이 추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진·전보로 고검장 자리가 채워지면, 검사장 승진은 10명 안팎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심은 정치권· 굵직한 현안 수사를 이끄는 주요 지방검찰청장 등 보직에 누가 임명될 것인지이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백현동' '돈봉투' 'KT 일감 몰아주기' '대우산업개발 횡령' 등 정·재계 관련 수사를 두루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대북 송금'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SG증권' '하루인베스트' 사건 등 각종 투자업계 관련 수사를 하는 서울남부지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사장급 보직 중에는 창원지검장·제주지검장·법무연수원 기획부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공석이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 현재 송경호 지검장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17일 이재명 대표를 소환조사하고 조만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이후 공소유지를 해야 하는데, 사안이 복잡하고 중대한 만큼 '업무 연속성'을 위해 검사장을 유임시킨다는 관측이다. '돈봉투' 사건도 9월을 넘겨 수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검사장 승진 대상 기수는 사법연수원 29~30기다. 29기 중에서는 서울고검에서 근무 중인 박세현 형사부장, 손준성 송무부장, 최호영 감찰부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들은 지난해 인사에서도 유력 승진 대상자로 언급됐지만 한차례 밀렸다. 다만 손 부장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고발사주' 재판이 영향을 줄 수 있다.
30기 중에서는 성상헌 서울중앙지검 1차장, 이창수 성남지청장이 언급된다. 성 차장검사는 지난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이 지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을 지냈다. 아울러 '뇌전증 위장 병역면탈' 사건 수사를 지휘한 구상엽 서울남부지검 1차장, '채널A 사건' 관련 한동훈 법무부 장관 무혐의 보고를 올린 변필건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가 대상자로 오르내린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 뒤 다음달 초 중간 간부인 차장·부장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본다. 법무부 검찰국은 최근 29~30기와 차장 승진 기수인 33기, 부장검사 승진 기수인 37기에게 인사 검증 동의서를 받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