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광물 채굴 모습 /사진=ISA 홈페이지](https://orgthumb.mt.co.kr/06/2023/08/2023081614070493758_1.jpg)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상업용 심해 채굴 허용 문제를 놓고 국제해저기구(ISA) 총회가 지난달 개최됐다. 10일부터 28일까지 3주 가까이 회의를 거듭했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폐막했다. ISA는 UN 산하 기구로 인류의 공동 재산인 심해저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1994년 설립됐다. 해저광물의 개발·탐사를 감독한다. 2021년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가 상업용 채굴 계획을 제출하면서 논의가 시작됐지만, 전동화로 인한 핵심 배터리 광물 수요가 급증한 것이 참가국의 고심을 키우게 했단 분석이다.
유럽연합(EU)와 유럽 주요국은 이와 정반대 입장이다. 유럽 완성차 산업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독일·프랑스가 중심에서 심해를 보전하자는 쪽이다.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는 전동화의 목적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환경보전 명분보다 중국에 심해 채굴권을 내줄 경우 전동화 패권을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자리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미국은 ISA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을 지지하며 우회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선제적으로 입장을 낸 기업은 ESG경영 등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유럽의 핵심 고객사와 특정 이슈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유대감을 강화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각국 정부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해서 쉽사리 찬성·반대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심해 광물 채굴 시장이 열리게 될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심해는 니켈·망간 등이 다량 매장됐을 뿐 아니라 지상보다 경제적인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경제적 측면만 고려했을 땐 채굴해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채굴에 찬성 입장인 것으로 파악되고, 유럽을 지지하는 미국이 해저광물 시장이 열렸을 때 이를 규제하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여러 상황과 가능성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