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서귀현 한미약품 부사장은 최근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서 부사장은 25년간 한미약품에서 근무했다. 한미 R&D(연구·개발) 센터 책임자이기도 했다.
회사는 서 부사장의 사직을 두고 '용퇴'라고 표현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발표한 R&D 중장기 계획에서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분야를 선택했다. mRNA(메신저리보핵산)와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1962년생인 서 부사장이 이같은 회사 방침에 따라 바이오 분야 전문가가 한미약품의 미래 R&D를 이끌어 나가는 게 맞다고 판단해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회사에 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헬스케어 사업부문 대표를 맡았던 박준석 부사장도 이달 퇴사한다. 한미헬스케어와 한미사이언스 (32,100원 ▲300 +0.94%)의 합병이 지난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최근의 리더십 변화 중심에는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있다. 한미그룹 오너가(家) 장녀인 임 사장은 지난달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전략기획실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한미그룹은 "송영숙 회장의 리더십과 임 사장의 기획을 기반으로 혁신 신약 R&D, 글로벌 비즈니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 전체 그룹사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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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부사장 등의 퇴임은 신임 전략기획실장 부임 이후 맞는 첫 변화다. 한미약품은 중장기 계획 실현을 위한 리더십 변화가 임 사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연말까지 주요 부문의 리더십 구축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동안 잘해왔던 사업은 더욱 발전시키고 부진했던 분야는 과감히 접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이를 위해 경영진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단행해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한미로 나아가는 혁신을 주주와 고객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만·당뇨 등 대사 질환 관련 바이오 신약 개발에 적극적이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 임상 3상이 오는 3분기부터 시작된다.
다국적 제약사 MSD에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최근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했다. 한미약품은 이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이 직접 개발하는 또 다른 NASH 바이오 신약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도 현재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2025년 완료될 예정이지만 그 전에 기술수출을 이루겠다는 게 회사 목표다. 항암 바이오 신약인 이중항체 'BH3120'도 곧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