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공개정보·선행매매·사익 추구' 근절해야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08.1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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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옥금감원 사옥


요즘 금융당국의 칼끝은 금융권 '미공개 정보 이용, 선행매매, 사익 추구'에 꽂혀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시장 조사국 조직 개편하고 인력을 충원하며 칼끝이 더 매서워졌다는 게 금융권 평가다.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의 대주주·임직원 등 너나 할 거 없이 다 뒤집는 중이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 선행매매로 1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포착해 적발했다. DB금융투자 등에서 일한 애널리스트는 선행매매로 부당이득을 취해오다 금감원에 덜미를 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일부 운용사·증권사 임직원이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정보, 투자 예정 기업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해 선행 투자로 사익을 추구한 혐의가 적발됐다.



해당 회사 중 일부는 "개인의 일탈 행위"라며 "내부통제와 연결 짓지 말아달라. 회사가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런 꼬리 자르기, 책임회피로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한 모습은 투자자에게 실망감만 더할 뿐이다.

개인 일탈 행위를 회사가 일일이 적발하기 힘들 수 있다. 반복해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할 책임은 금융회사에 있다. 더 심각한 건 일부는 대주주 또는 고위 임원의 사익 추구 행위도 있었다는 점이다. 내부통제에 대한 책무가 주어진 책임자가 이를 방관하는 사태를 더 이상 막아야 한다.



정부는 최근 내부통제 관련 임원 별 책임 범위를 사전 확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잇따른 사고가 터지면서 내부통제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전부터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다면 최근 사고들을 예방할 수 있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제라도 방향성을 잡아가는 건 다행이다.

입법 추진과 동시에 금융당국은 향후에도 검사를 통해 지속해서 사익 추구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개별 회사의 자체적인 재발 방지 노력도 중요하지만, 당국의 처벌 강화도 물론 중요하다. 일벌백계로 다스려 투자자들이 믿고 소중한 자산을 맡길 수 있는 금융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기자수첩]'미공개정보·선행매매·사익 추구'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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