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GLP-1)'가 불붙인 '해피 드러그(Happy Drug)' 시장이 한국에서도 본격 개화하고 있다. '위고비'를 출시한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노디스크가 뉴욕 증시에서 지난 8일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하고 비만치료제 경쟁사인 일라이릴리도 호실적에 15% 급등하는 등 해피 드러그는 이미 시장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다.
[파리=AP/뉴시스] 살이 부쩍 빠진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모습.
최근 주목받는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 (278,000원 ▼2,000 -0.71%)은 14일 8000원(2.43%) 떨어진 32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 전반이 하락하면서 한미약품도 약세를 나타냈지만 8월 들어 전날까지는 주가가 9거래일 만에 23%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위고비와 동일한 물질 'GLP-1'을 기반으로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4억달러(약 3조1000억원)에서 2030년 540억달러(약 70조2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반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서도 헬스케어 주가가 좋다"며 "방어적 성격도 있지만 최근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는 GLP-1이 여러 분야에서 신기원을 열면서 시장이 큰 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LP-1은 본래 당뇨 치료물질인데 혈압과 심장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까지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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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 (61,200원 ▲800 +1.32%)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에 최근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성장세가 더해져 캐시카우가 늘고 있다. 여기에 임상 1상을 준비 중인 비만치료제(DA-1726)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이달 주가가 29% 급등했다. 이외 스프레이 탈모약 '핀쥬베프레이'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보령 (10,270원 ▲210 +2.09%)은 이달 11%대 상승했고, 탈모토탈케어시스템을 제공하는 이노진 (2,085원 ▼20 -0.95%)(12%)과 탈모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한 안트로젠 (15,220원 ▼20 -0.13%), 올릭스 (13,430원 ▼380 -2.75%)도 6%대 올랐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해피 드러그는 향후 고령화로 인해 가격 제한이나 가격 인하 압박이 지속될 것이고, 비보험이거나 고가 의약품이더라도 수요가 높아 고성장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한달 약 1349달러(약 175만원)인데도 불구하고 실적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