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난치병 수술한 의사도 도왔다…"응애~" 산모 미소에 감격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08.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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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인공 방광 수술받은 산모 출산 성공…"3개 진료과 협업"

인공방광 수술 후 출산 성공한 산모와 의료진 (좌부터 최윤정 소아과 입원전담전문의, 박은애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경미 산모, 김영주 산부인과 교수, 이동현 이대비뇨기병원장)/사진=이대목동병원인공방광 수술 후 출산 성공한 산모와 의료진 (좌부터 최윤정 소아과 입원전담전문의, 박은애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경미 산모, 김영주 산부인과 교수, 이동현 이대비뇨기병원장)/사진=이대목동병원


이대목동병원(병원장 유재두)에서 과거 인공 방광 수술받은 산모가 출산에 성공했다고 14일 이 병원이 밝혔다. 이는 의료계에서도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다학제적 협업이 빛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임신 37주 2일 차를 맞은 모경미(32)씨가 첫 번째 제왕절개 수술을 위해 수술대에 오르자 산부인과 김영주, 허영민 교수 그리고 비뇨의학과 이동현, 류호영 교수가 일제히 움직였다. 특히 2017년, 25세의 젊은 나이의 모경미 씨의 인공 방광 수술을 집도했던 비뇨의학과 이동현 교수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했다.



모경미 씨는 2015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배뇨통, 하복부 통증, 빈뇨, 혈뇨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전전하다가 간질성 방광염을 진단받았다. 간질성 방광염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난치병으로 모경미 씨도 약물 및 시술 치료에 큰 차도가 없자, 2017년 수술적 치료를 위해 이대목동병원 이동현 비뇨의학과 교수를 찾았다.

국내 인공 방광 수술 대가로 알려진 이동현 교수는 딱딱하게 굳어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는 방광 일부를 잘라내고 장의 일부를 연결하는 인공 방광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모경미 씨의 통증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고 6년이 지나 첫 아이의 분만을 위해 다시 이대목동병원을 찾았던 상황. 2022년 이대비뇨기병원 개원 이후 병원장으로 취임한 이동현 교수는 안전한 분만을 위해 함께 수술에 참여했다.



인공 방광 수술로 인해 방광 위치가 일반인과는 다르고 유착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와 비뇨의학과 이동현 교수가 사전 논의를 거쳐 이전의 인공 방광 수술을 했던 세로 절개 자국을 따라 주변 장기 손상 없이 조심스럽게 절개해 복강 안으로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김영주 교수가 자궁을 절개하고 양막을 터뜨리자, 반가운 울음소리와 함께 2.19㎏의 남아가 태어났다. 산부인과 의료진이 자궁 봉합을 마친 후 비뇨의학과 의료진이 도뇨관을 통해 인공 방광 안을 생리식염수를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해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고, 이후 산부인과 의료진이 복벽을 닫으며 수술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주 수에 비해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이 집중 치료를 시행했고 건강하게 회복해 산모와 아기 모두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아기를 가슴에 안고 환한 미소를 짓는 산모의 모습을 보면서 의료진도 감격했다"며 "만약 둘째를 출산한다면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 팀이 안전한 분만을 위해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동현 이대비뇨기병원장은 "모경미 님이 간질성 방광염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로 병원을 찾았었는데 인공 방광 수술로 일상생활로 복귀했고 6년이 지난 지금 한 아이의 엄마가 돼 감개무량하다"라며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소아청소년과 협업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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