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유 가격 상승은 세계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과 러시아의 원유 수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센트(0.45%) 오른 배럴당 83.19달러를 기록해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월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감산을 유지한다면 추가적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 OPEC+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감산에 합의한 뒤 올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을 깜짝 발표했다. 사우디는 기존의 감산 기조를 최소 9월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 인상으로도 대응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이 9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9900원으로 책정했다. 8월(6600원) 대비 50%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가격을 올렸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사들의 기름값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할증 형태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여객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류할증료는 이동거리에 비례하기 때문에 국제선 가격 부담이 더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8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이동거리에 따라 추가로 붙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1만5600원∼11만4400원이다. 지난달 적용된 1만4000원∼10만7800원에서 소폭 올랐다.
항공유 가격 때문에 성수기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여객 수요는 엔데믹 상황과 3분기 성수기가 맞물려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또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 하늘길 수요 회복 기대가 커졌다. 항공사들은 모두 비수기로 꼽히는 올 2분기 여객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과거 대비 최근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유가가 오르면 어쩔 수 없다"며 "여객 수요는 견조하지만 연료비가 영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