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이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11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1일 조선 구속기소 브리핑에서 "현실과 괴리된 심각한 게임중독 상태에서 젊은 남성을 의도적 공격대상으로 삼아 컴퓨터 게임 하듯 공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인터넷 검색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조씨는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등 심각한 게임중독 상태"라며 "조씨는 1인칭 시점에서 무기나 도구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1인칭 슈팅게임에 빠져 있었고, 타인을 공격해 살해하는 내용의 게임영상도 장기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영상을 시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할로윈 축제에서 분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일상에서는 다른 생활 양상을 보이듯이 게임에서 폭력적인 플레이가 발생해도 일상에서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적절하게 생활한다"며 "총쏘는 게임을 했다고 그 장르와 개인의 행동을 연관시키는 건 비과학적이고, 원인을 오도하는 행위"라고 바라봤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미국에서 1970년대에 게임이 폭력사건을 유발하느냐는 논쟁이 나왔다가 관련이 없다는 쪽으로 정리가 됐는데, 50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에서 해묵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며 "게임 내 폭력과 신림동 흉기난동은 과학적, 심리적, 의학적인 인과관계가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정태 교수는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피의자의 PC 검색기록 등을 뒤져 어떻게든 게임과 결부시키려는 게 수사기관의 기본적인 초기수사 패턴으로 보인다"며 "2023년도에 게임에 대한 검찰의 몰이해가 조장하는 이러한 '마녀사냥'으로 게임포비아를 조장하는 발표가 나온다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