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엠씨넥스 (17,800원 ▲270 +1.54%), PI첨단소재 (20,450원 ▲250 +1.24%), LX세미콘 (60,700원 ▲100 +0.17%), SK오션플랜트 (13,900원 ▲250 +1.83%), 비에이치 (18,590원 ▲210 +1.14%), NICE평가정보 (9,890원 ▲70 +0.71%) 등 6곳이다. 이전상장 당일 종가와 지난 11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6개 기업 중 시스템 반도체 생산업체 LX세미콘을 제외한 5개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다.
이전상장 후 주가 상승률. 회사명 배치 순서는 이전상장 날짜 순.
2021년 8월9일 코스피 시장으로 이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필름 제조사 PI첨단소재 주가도 엠씨넥스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던 PI첨단소재는 이전상장 후 한 주 동안 주가가 17% 가까이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전상장 당일 대비 전날 종가를 비교하면 47% 하락한 상태다. 교
코스닥에서 체급을 키운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기대하며 이전상장 절차를 밟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코스피는 1부 리그, 코스닥은 2부 리그라는 인식이 존재하고, 코스피 200지수 등에 편입되면 기관의 대규모 자금도 들어올 수 있다는 게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논리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실적 뒷받침 없이 이전상장만으로 주가 상승을 꾀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 지수 흐름에 따라 유입되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도 기대해볼 수 있으나 6개 기업 중 코스피200지수 편입에 성공한 건 PI첨단소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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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통계적으로 이전 상장한다는 뉴스가 나오면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에 주가가 오르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짓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이라고 했다.
이어 "코스닥은 IT나 바이오처럼 혁신 기업들이 모인다는 정체성이 있다"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제조업과 금융업 등 전통 산업이 중심인 코스피로 옮겨가면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은 코스닥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전상장을 한다고 말하지만, 기업들이 코스피로 옮겨 주가가 오른다는 건 막연한 기대감에 불과하다"며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도 도입됐고 새롭게 지수상품도 개발하는 등 거래소도 안정적인 투자자금이 코스닥 상장사에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사 엘앤에프 (86,600원 ▲3,700 +4.46%)가 코스피 이전상장을 준비 중이다. 포스코DX (27,150원 ▲1,050 +4.02%)는 실무선에서 이전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에코프로비엠 (153,000원 ▲4,300 +2.89%)은 현재로서는 이전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내림세를 보이는 주가.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