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고팍스 인수 일지.
고팍스 대표이사 또 바뀌었다… 이중훈 대표 선임 46일만15일 고팍스에 따르면 스트리미는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진 개편안을 가결했다.
이사에서 물러난 지유자오 이사는 고팍스 인수대금을 댄 바이낸스의 산업회복기금(IRI·Industry Recovery Initiative)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다. 아직 이사 등기가 이뤄지지 않아 새롭게 선임된 한국인 이사 3명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사들 중 대표이사를 맡을 인사도 파악되지 않았다. 고팍스 투자에 참여한 박덕규 KB인베스트 이사는 이사직을 유지했다.
올해 6월 19일 고팍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이중훈 대표. /사진제공=고팍스.
4개월 뒤에는 이중훈 대표가 선임되면서 레온 싱 퐁 대표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한국인 대표를 내세워 금융당국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중훈 대표를 선임한 지 46일 만에 이사진 교체를 단행하면서 이중훈 대표의 소통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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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팍스 관계자는 "이중훈 대표는 등기이사에서 빠졌지만 최고경영자 보직은 이어간다"며 "이사진 교체가 이뤄진 배경이나 과정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변경신고 심사… 수리 전제한 고파이 출금 미지수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2019년 4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팍스는 등기임원 교체로 변경신고서를 또 제출해야 한다. 이미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이중훈 대표와 관련한 두 번째 변경신고서를 제출한 건 변경신고 기한 위반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3주 정도 걸린 등기 과정을 고려하면 두 번째 이사진 교체에 따른 변경신고 기한은 9월 말 도래할 것으로 추측된다.
변경신고 지연으로 고파이 원리금 지급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명분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고파이 원리금 지급 중단 사태다. 당시 고파이에 묶인 자금은 566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팍스는 2월 초 바이낸스 지원금을 활용해 지난해 11월 21일까지 접수된 고파이 출금 신청을 처리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변경신고 수리를 전제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후 원리금 출금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파이 투자자들은 6월 말 금융당국이 고팍스 변경신고를 부당하게 지연하고 있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박정훈 전 FIU 원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바이낸스의 이사진 교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로 받아들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거래소 대표들이 모이는 자리에 이중훈 대표가 참석했기 때문에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긴 어려웠다"며 "등기이사가 아닌 상태에서 주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표 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바이낸스가 어떤 목적으로 이사진 교체를 단행했는지 언론에 공개하는 게 낫다"며 "갑작스러운 이사진 교체는 국내 법, 제도를 무시하는 행보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