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빗썸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일부 가상자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 중이다. 빗썸의 기존 수수료는 0.04~0.25% 수준이다. 0.25%는 국내 거래소 가운데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빗썸에 따르면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 이후 애플리케이션 평균 사용 시간이 20% 가까이 늘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신규 앱 설치 건수도 전주(7월 25~31일)와 비교해 10% 증가했다.
빗썸 이벤트는 거래소 이용자 유입을 증가시켜 거래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한 때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진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벤트 종료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매출 타격 있겠지만... 점유율 회복 우선

빗썸 관계자는 "점유율 등이 한 곳에 독점되다 보니 더 이상 밀리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있었다"며 "수익이 없는 걸 각오하더라도 일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해보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시간 거래대금 기준 업비트 1조2973억원, 빗썸 2446억원, 코인원 365억원, 코빗 41억원, 고팍스 7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원화마켓 점유율을 계산해보면 업비트가 82%, 빗썸 15%, 코인원 2% 이외 고팍스와 코빗이 1%대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액이 많은 투자자에겐 확실히 수수료율이 낮은 게 유리하다. 현재 기본 수수료는 업비트가 0.05%로 가장 낮다. 빗썸과 코인원 등 일부 거래소는 이미 거래액이 많은 사용자만 선별적으로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빗썸은 30일간 누적 거래액이 200억원 이상인 경우만 거래액 5억원까지 0.04%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쿠폰을 20만원에 판매(90일간 사용 가능)하기도 한다. 코인원은 월 거래액이 30억원 넘으면 수수료 무료 우대 혜택을 준다.
수수료 출혈 경쟁 시작되나?

일각에선 업계 2위 빗썸의 공격적인 수수료 이벤트가 업계 전반으로 퍼져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빗썸뿐 아니라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매출액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는데 출혈 경쟁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하지만 빗썸의 수수료 정책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분석도 많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거래소들이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단기적으로 했지만 반짝 효과만 있을 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수수료 장사로 먹고사는데 들어오는 수입은 없고 회원 확보 차원이라긴 하지만 출혈이 클 수 있다"며 "안 그래도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은 안 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