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전 대사는 류 회장의 서울대 영문과 78학번 동기다. 1981년 외무고시 합격 후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고, △외교부 북미3과장 △외교부 혁신인사기획관 △청와대 의전비서관(이명박 정부) △주벨기에 EU대사 △서울시 국제관계대사 △주인도네시아대사 등을 지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외교부 태평양도서국담당 정부대표를 맡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을 지원 중이다.
주로 기업인 출신이 맡아왔던 상근 부회장 자리에 경제 관료가 아닌 정통 외교관 출신이 오는 것은 처음이다. 1961년 전경련 설립 이후 상근 부회장을 맡았던 인물은 총 17명. 고(故) 김입삼 부회장은 2대(당시 사무국장), 5대 등 2차례에 걸쳐 부회장 자리를 맡았다.
외환위기 이후 전경련의 상근 부회장 직은 주로 민간 기업 출신이 맡아왔다. 1997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출신의 손병두 부회장(12대)에 이어 2003년 삼성물산 회장을 역임한 현명관 부회장(13대) 등 삼성 출신들이 전경련 2인자 자리에 올랐다. 2005년에는 과학기술부 차관 출신의 조건호 부회장(14대)을 거쳐, 15대, 16대 부회장에는 이윤호 전 LG경제연구원장과 정병철 전 LG CNS 사장이 선임되며 LG그룹 인사들이 연이어 자리를 맡았다.
전경련은 2013년 내부 출신인 이승철 전무를 17대 부회장에 임명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임기 중 자리에서 물러났고, 2017년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이 부회장을 맡아 위기의 전경련을 이끌어 오다가 올해 초 허창수 회장과 동반 사퇴했다. 이후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전경련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상근 부회장 자리는 6개월 간 공석이었다.
일각에선 첫 외교관 출신 부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오는 22일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하는 전경련 내부에서는 새로운 간판과 함께 드디어 회장과 부회장이 선임돼 정상화된 조직으로서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는 점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현재 전경련의 집행 조직인 사무국은 △경영기획본부 △국제본부 △CSR본부 △경제산업본부 등 4본부 체제다. 앞으로 글로벌 관련 업무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경련은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도 흡수 통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