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진출에 친환경까지... 화학주 주가 부글부글 끓나?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08.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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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화학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국도화학과 롯데정밀화학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 진출뿐 아니라 친환경 사업에도 두각을 드러낸 덕택에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일 증시에서 국도화학 (37,150원 ▼400 -1.07%)은 전 거래일 대비 300원(0.58%) 내린 5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정밀화학 (46,900원 ▲300 +0.64%)은 100원(0.16%)내린 6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들어 국도화학과 롯데정밀화학의 주가는 각각 21%, 8%가량 증가했다.



국도화학, 롯데정밀화학 주가추이.국도화학, 롯데정밀화학 주가추이.


국도화학은 지난 6월26일 장중 5만7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뒤 내림세를 보였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1월3일 장중 5만1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운 뒤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 6월29일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지난 20일 국도화학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3468억5900만원이고 영업이익은 129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146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31일 잠정 실적을 공시한 롯데정밀화학의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에프앤가이드 영업이익 전망치 584억원을 상회했지만, 매출액(4312억원)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화학 시황이 반등했지만, 2분기 들어 부진한 중국 경제 지표 탓에 재차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다만 국도화학은 글로벌 에폭시 1위 업체로 업황이 회복되면 실적 개선이 뒤따를 전망이고, 롯데정밀화학은 그린 소재 부문에서 증설을 토대로 이익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도화학의 주요 경쟁사인 미국 올린(Olin)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덕택에 국도화학의 에폭시 시장 점유율이 공고해질 전망이다. 국도화학은 에폭시 시장의 글로벌 점유율(M/S) 기준 24%로 1위이고 올린은 17%로 2위다. 올린은 지난 3월 한국과 브라질의 에폭시 설비 중단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 6월 미국 에폭시 설비 구조조정 결정을 내렸다.

조선, 자동차, 풍력,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며 에폭시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집중했던 올린과 달리 국도화학은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에서 매출 비중이 80%를 상회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판매량의 증가 등으로 향후 페인트-에폭시 수요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풍력 터빈용 고부가 에폭시 판매 증대로 고수익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도화학이 인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28년까지 세계 에폭시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5% 수준이지만, 인도의 에폭시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은 8% 수준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내 자동차 판매량과 공장 건설 수요도 늘고 있다. 국도화학은 2017년 인도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2021년 신규 설비를 가동한 바 있다. 2025년에는 인도에 6만톤 규모 에폭시 공장을 추가로 증설해 인도 내에서 점유율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국도화학에 앞서 실적 개선이 눈으로 확인된 롯데정밀화학도 증권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사업 부문 중 친환경 부문인 그린 소재 이익은 올해들 화학 부문을 역전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밀화학의 케미컬 부문은 순수화학 업황보다 한발 빠르게 바닥을 지나 반등했다"며 "그린 소재 판매량 증가에 판가 인상 효과가 더해져 2분기에도 성장이 이어졌고, 그린 소재 이익은 구조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은 2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가성소다 생산능력도 보유 중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구체 1톤 생산에 가성소다 0.9톤이 필요하다"며 "2030년 국내 전구체 생산 능력은 약 5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가성소다 수요도 함께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정밀화학 울산사업장. /사진=롯데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 울산사업장. /사진=롯데정밀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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