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유노윤호, 익숙함을 뚫어낸 신선함 '뷔자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3.08.08 11:36
글자크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데자뷔(deja vu)는 처음 본 것을 이미 본 것처럼 느끼거나, 최초의 경험을 이미 경험한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다. 우리말로는 기시감으로 표현한다. 데자뷔의 반대말, 즉 전에 알고 있던 것들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현상은 자메뷔(jamais vu) 혹은 미시감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데자뷔를 거꾸로 한 뷔자데(vu jade)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뷔자데는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조지 칼린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국내에는 tvN '텐트 밖은 유럽'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이 언급해 많이 알려졌다. 동시에 '뷔자데'는 유노윤호의 세 번째 앨범 타이틀 곡 제목이기도 하다. 화려한 재즈 빅밴드 사운드와 빠른 템포의 스윙 리듬을 기반으로 한 '뷔자데'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꿈과 영혼을 잃은 채 치열하게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공감의 메시지를 표현한 곡이다.



'뷔자데'가 수록된 유노윤호의 세 번째 미니앨범 'Reality Show'는 2021년 1월 발표한 두 번째 미니 앨범 'NOIR'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선보이는 솔로 앨범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하나의 무대이자 작품으로 표현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으로서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앨범에 담아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현재를 노래한 '리얼리티 쇼'는 미래 시점을 노래한 '팔로우', 과거 시점을 노래한 '땡큐'와 만나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타이틀 곡 외에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펼쳐가는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담은 'Wannabe',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각본과 연출에 대한 철학을 오마주한 'Tarantino',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Relax', 무대를 마친 쇼맨의 감정을 표현한 'Spotlight', '막이 오른 후 소중한 사람들과의 순간들을 회고하는 'Curtain' 등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은 리얼리티 쇼라는 타이틀을 중심으로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다.

여섯 트랙을 유기적으로 배치하며 하나의 서사를 완성한 유노윤호는 타이틀곡 '뷔자데'의 뮤직비디오가 아닌 앨범 전곡의 하이라이트와 메타버스 세계관을 담은 쇼트 필름 'NEXUS'를 공개했다. 유노윤호는 다채로운 퍼포먼스는 물론 스토리를 끌고 가는 연기까지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인공지능(AI) 세라 역으로 출연한 카리나의 존재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다.

많은 가수들이 컴백 과정에서 SNS를 통한 숏폼 챌린지를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4분에 가까운 유노윤호의 쇼트 필름 역시 낯선 시도다. 그러나, 앨범이 가진 충실한 서사와 수록곡을 모두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가치를 가진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자메뷔'가 익숙한 것을 새롭게 느끼는 현상에 가깝다면 '뷔자데'는 수백 번 보고 경험했음에도 처음 접하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스스로의 의지가 담겼다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뷔자데'와 '리얼리티 쇼'에 담아낸 유노윤호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2004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유노윤호는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발매한 앨범과 그 안에 담은 음악, 선보인 무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유노윤호는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고 무대를 꾸며왔음에도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의 세 번째 미니 앨범을 꾸며냈다.

2년 7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열정 만수르'라는 유노윤호의 별명답게 다양한 노력이 들어간 유노윤호의 낯선 모습은 이질감이 아닌 신선함이 느껴진다. 20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낯선 모습을 보여준 유노윤호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움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