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나 공원에서 신발을 든 채 맨발로 땅을 밟는 사람이 많아졌다.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운동하는 이른바 '어씽족'(맨발 걷기를 뜻하는 'earthing'과 집단을 뜻하는 족(族)의 합성어)을 위해 전북 전주, 포항시, 충주시 등 각 지자체는 맨발 걷기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공유되는 '맨발 트레킹' 성지는 주차할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몰린다. 가히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신발을 벗는 데서 오는 자유로움과 자연을 온전히 접하며 느끼는 편안함은 맨발 걷기의 '매력 포인트'다. 최근에는 맨발 걷기로 암, 뇌졸중, 고혈압 등 다양한 중증질환에서 회복됐다는 경험담이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운동에 나서는 사람이 대폭 늘었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이광원 원장은 "발은 한쪽에만 26개의 뼈, 33개의 관절, 100개가 넘는 인대와 근육, 신경이 균형을 이뤄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부위"라며 "맨발로 걸으면 발의 뼈, 근육, 인대가 골고루 강화되고 아치가 형성되며 발의 곳곳에 자극이 가해져 전신의 감각과 기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문교초등학교에서 맨발학교 개교식에 참석하는 학생들이 맨발로 운동장 산책을 하고 있다. 문교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전에 맨발 산책을 하고 있다. 2022.3.30/뉴스1
이 원장은 "맨발로 걸을 경우 발의 감각이 발달할 뿐 아니라 근육들도 더욱 강해져 운동화를 신을 때보다 2배 이상 운동 효과가 높다"라며 "걸음걸이가 더욱 안정감 있게 교정되고 신체 발달에도 효과적"이라 설명했다. 나무와 황토, 흙과 같은 자연 속에서 맨발 걷기를 즐기면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폐 기능이 개선되고 경직된 근육이 풀어지며 스트레스 해소, 체내 염증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도 발의 작은 상처나 물집이 궤양으로 번지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운동 장소를 꼼꼼히 확인한 후 맨발 걷기를 실천해야 한다. 운동 후 발바닥에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발이거나 발에 습진, 무좀이 있는 사람도 자칫 통증 등의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맨발 걷기는 자제하는 게 좋다. 김 원장은 "맨발 걷기는 건강에 좋지만, 준비 없이 실천하다간 근골격계나 피부 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며 "운동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부상을 예방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안전한 길에서, 부드러운 땅부터 걷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