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연구교수가 지난 3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저는 오래 전 이것(LK-99)이 초전도체가 맞다고 검증을 끝냈다"며 "저는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고 있고, '풀지 않았나'라고 생각하지만, 학계에 확산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사진제공=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연구교수(65·사진)는 지난 3일 머니투데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저는 오래 전 이것(LK-99)이 초전도체가 맞다고 검증을 끝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극저온부터 상온까지 초전도 현상을 보여주는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2021년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기 전 금속에서 전자끼리 상호작용하는 현상을 포착했다. 이를 통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 공식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 논문을 계기로 김현탁 교수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이 인연을 맺고 새로운 물질을 합성해 '상온·상압 초전도체' 구현에 나섰고,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LK-99 논문을 게재해 검증받고 있다.
그는 "저는 '초전도 현상을 풀었다'라고 생각하지만, 학계에 확산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공개된 '레드 에페타이트'(납 원자 일부가 구리로 대체된 광물)는 특별한 물질이라기보단 초전도 물질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맞다. 새로운 물질을 합성했고, 임계온도가 상온 이상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민간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밝힌 상온 초전도체 모습. 자석 위에 몸체 일부가 떠 있다. / 사진제공=퀀텀에너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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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 초전도체라 불균일 한계도"김 교수는 LK-99로 구현한 초전도체가 지니는 경제·산업적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이번 연구가 지니는 한계도 고백했다.
그는 "초전도는 금속보다 작은 저항을 가지는데, 지금까지 상온 이하 초전도체는 저온을 만들어 주는 쿨러(냉각장치)가 항상 필요했다"며 "상온 초전도체는 쿨러가 필요 없으니 단순 사용하기 편리하고 금속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어 경제·산업적 응용 가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지니는 한계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레드 에페타이트는 1차원 초전도체로 균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초전도체는 아니다"라며 "그래도 기술 개발을 계속하면 상용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아바타를 보면 바위산이 떠다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아바타 무대가 되는 판도라 위성에 강력한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언옵테늄'이라는 초전도체가 형성돼 만들어진 장면이다. 무엇보다 상온과 초고온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점이 현실과는 다른 점이다. 초전도체 개발 역사 110여년간 초고압, 극저온 조건에서만 주로 초전도 현상이 입증됐다. / 사진=영화 아바타 스틸컷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후배 학자들이 하는 일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서도 "새로운 지식을 볼 때 두 유형의 사람이 있다. 시각을 달리해 가능성을 보고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과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관련 데이터를 초전도학회에 제공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많은 곳에서 샘플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며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저는 타 연구그룹이 직접 샘플을 만들기 전까진 필요한 학자들과 연구자들에게 (우리의) 샘플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만 퀀텀에너지연구소는 기업이고 이익을 내야하고 생산량이 매우 작아 여러 서비스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며 "그래서 샘플 제공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저는 검증보다는 신물질 특성 연구와 미래 응용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현재 국내 검증위와 미국·중국·프랑스 등 연구진들이 LK-99 재현 시험을 시도 중이다. 해당 논문은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아 여러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많은 연구 그룹이 검증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