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보다 '선수들의 꿈'이 우선"…포스코인터 이끄는 '세심 경영'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8.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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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선수들의 꿈을 키워주는 것을 최우선시 하는 탁구단 운영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65,400원 ▼2,000 -2.97%) 부회장은 최근 회사의 여자프로탁구단 '스피너스(Spinners)'와 관련한 보고를 받던 자리에서 이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면서 탁구단을 넘겨받았고, 새 팀 이름과 마스코트를 확정하며 재출발을 알렸던 바 있다.

정 부회장의 지적은 탁구단 운영목표를 '회사의 홍보와 선수의 꿈 실현'이라고 표현한 대목에서 나왔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정 부회장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선수의 꿈'이 '회사 홍보' 보다 더 중요하니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일화에서 미뤄보듯 정 부회장은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이다. 작은 일도 이치에 맞지 않으면 그냥 넘기지 않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주)대우 철강무역사업부 출신인 '정통 상사맨'이어서 회사의 대소사까지 모두 꿰뚫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에 낙점된 후에는 이런 면모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업무 관련 보고를 할 때는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다고 한다. 보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안의 핵심을 꿰뚫는 일침이나 질문이 나온다.



올해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종합사업회사'로 거듭나는 원년 격이기에, 정 부회장의 이런 스타일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사업의 고도화, 신사업 발굴을 통한 체질개선, 회사 전체의 볼륨업까지 한꺼번에 노리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특성상 세심하고 꼼꼼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측면이 있다.

실제 올들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에너지 부문의 시너지를 통해 2030년까지 시가총액 23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잡았다. 동시에 수소, 탄소포집(CCS), 해상풍력, 바이오플라스틱, 전기차 소재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래 에너지 사업에는 향후 3년간 3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회사의 CEO가 이 모든 굵직한 과제를 꿰고 있으면서 챙기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다.

현재까진 정 부회장과 포스코인터내셔널 간 궁합이 확실히 좋다. 올 상반기 회사는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분기(3206억원), 2분기(3572억원) 모두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에 성공했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하반기는 중국 저성장, 유럽 경기침체 등으로 글로벌 사업 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미래 지향적인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회사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트레이딩 및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등 기존 사업과 신사업 간 조화를 이뤄나가는 게 '정통 상사맨' 정 부회장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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