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목표가' 또 나왔다…에코프로비엠 3개월 만에 쏟아진 리포트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08.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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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사진=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비엠. /사진=에코프로비엠.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에코프로비엠 (184,500원 ▼5,900 -3.10%)에 대한 기업분석을 본격 재개했다. 최근 주가 상승분과 2차전지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도 적극적인 매수 의견을 제시하진 않았다. 과도한 수급 쏠림 현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으로 봤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보다 다소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추가적인 주가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3개월 만에 동시다발 리포트… 목표주가 올렸지만, 투자의견 '유지·하향'
'반토막 목표가' 또 나왔다…에코프로비엠 3개월 만에 쏟아진 리포트


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이날 증권사 9곳이 에코프로비엠 분석 리포트를 발표했다. 에코프로비엠 리포트가 5건 넘게 나온 건 올해 5월 3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증권사별 목표주가는 신영증권 45만원, 하나증권 44만6000원, 키움증권 44만5000원, NH투자증권 41만원, 신한투자증권 40만원, 메리츠증권 36만원, 하이투자증권 35만원, IBK투자증권 33만5000원, 유진투자증권 20만원이다. 전날 39만원에 거래를 마친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오전 11시 전날보다 1.15%(4500원) 떨어진 38만5500원을 기록 중이다.



투자의견을 상향한 증권사는 없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은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키움증권은 매수에서 '아웃퍼폼'으로 하향했다. 아웃퍼폼은 매수보다는 다소 약한 매수 의견을 뜻한다. 메리츠증권과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홀드'(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매수에서 홀드로 하향했다. IBK투자증권은 매수에서 중립 의견으로 변경했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매도를 추천하는 '리듀스' 의견을 유지했다.

"수급에 의한 과도한 주가상승", "조정 주의 필요"… 투자주의 권유한 증권가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권가는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주가가 급등한 에코프로비엠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인 양극재 대장주로 꼽히며 주가가 323% 급등했다.

이날 한병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일하게 목표주가(20만원)와 리듀스 의견을 모두 유지한 리포트를 내놨다. 최근 주가 급등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현재 주가의 절반에 가까운 목표주가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2달 만에 다시 한 번 매도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한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합산 시가총액이 70조원으로 고객사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합산 시가총액 63조원을 넘어섰다"며 "배터리셀 업체보다 양극재 업체의 기업가치가 더 큰 건 설명한 요인이 별로 없다. 수급에 의한 과도한 주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고객사 외 다른 배터리셀, 전기차 업체를 고객사로 추가하며 마진율을 높여간다면 투자의견, 목표주가 상향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세였으나 최근에는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단 신규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숏스퀴즈(공매도 투자자들의 손실 회피에 따른 주식 매입) 등 수급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며 과도하게 급등했다"며 "추가 주가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승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조정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대 기업가치 산출 시점은 2020년대 후반에서 2030년으로 전망한다. 주가가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장기투자할 시기는 지났다"며 "현재 시가총액 대비 주가 상승여력이 20%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해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의 경우 판가 하락에 따른 양극재 기업들의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효과)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 주가 모멘텀이 약하다"고 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해선 2조원 매출 회복이 유력하다면서도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초 메탈 가격 하락분이 판매단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적 전망치를 보면 매출은 1조9900억~2조3120억원, 영업이익은 618억~153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율이 56%에 달할 수 있다는 의견부터 소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증권사마다 격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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