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 썩었다" 트럼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부인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8.0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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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3일 워싱턴 연방법원 출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연방법원에 출석한 이후 전용기에 탑승하기 위해 리건워싱턴 국립공항으로 이동하고 있다./로이터=뉴스1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연방법원에 출석한 이후 전용기에 탑승하기 위해 리건워싱턴 국립공항으로 이동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트럼프 "워싱턴 썩었다… 정적 탄압, 있어선 안 될 일"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잭 스미스 특검이 제시한 선거 결과 조작 시도 혐의에 대한 기소인부 절차를 밟기 위해 워싱턴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기소인부는 피고인이 판사 앞에서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절차다.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스미스 특검과 시선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이 시작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했다. 이후 사건 관계인들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서를 받고 재판은 27분 만에 종료됐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8일에 열린다.

재판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오늘은 미국에 슬픈 날"이라며 "워싱턴을 지나면서 쓰레기와 부패로 덮인 모습을 보게돼 더욱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스미스 특검의 기소에 대해 "정적에 대한 탄압"이라며 "미국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한 뒤 자리를 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 주변에 경계인력을 배치했으나 폭력 사태는 없었다고 한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밝혀낸 '1·6 의사당 점거' 전말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합중국을 기만할 음모를 꾸민 혐의 △의회의 대선 결과 인준 등 공무집행방해 △투표권 행사 방해 시도 △선거 훼방 등 4가지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 유지를 목적으로 미 의회의 대선 결과 확정 절차를 방해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유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짜 선거인단 명부와 가짜 표를 만들어 투표함에 뒤섞는 식으로 결과를 조작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결과 조작 시도가 실패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압박해 대선 결과 확정 절차를 방해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수백명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사건도 트럼프 본인의 계획이었다고 특검은 보고있다. 이날 예정돼 있던 의회의 대선 개표 결과 인준을 방해하고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할 목적이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담당판사 타냐 추칸, 앞선 사건서 "응당한 처벌 받아야"
이번 사건 재판은 타냐 추칸 판사가 맡는다. NBC뉴스에 따르면 추칸 판사는 1월6일 의사당 점거 사건에 가담한 시위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유일한 연방판사다.

CNN에 따르면 추칸 판사는 앞선 의사당 점거 사건 관련 재판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저지할 목적으로 법 집행을 방해했다면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또 시위자를 향해 "애국심이 아니라 '한 사람'을 위해 의사당으로 달려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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