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웬 노숙자들이…이민자 넘치자 센트럴파크에 텐트촌 짓나?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8.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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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가 넘치는 이민자 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시 관광 명소인 센트럴파크를 이민자 수용지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약 해당 방안이 승인되면 센트럴파크가 이민자 수용 쉼터로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루즈벨트호텔 밖에서 노숙 중인 이민자들 /AFPBBNews=뉴스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루즈벨트호텔 밖에서 노숙 중인 이민자들 /AFPBBNews=뉴스1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시 당국은 지난 15개월 동안 입국한 9만5000명 이상의 망명 신청자 중 일부를 위한 거주지 마련 계획의 일환으로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와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파크에 이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시 지역매체인 고타미스트(Gothamist)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 당국은 두 개의 주요 공원과 랜달 섬에 (이민자 수용을 위한) 텐트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 윌리엄스 이솜 뉴욕시 보건복지부 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시공원 내 이민자 수용에 대한 질문에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도시공원은 현재 시 당국이 검토 중인 3000곳의 이민자 수용 지역 중 하나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해당 계획의 시행 시기 및 공원 측과의 협력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센트럴파크는 이전에도 비상시 주거용 공간으로 활용된 바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는 실직자들이 거대한 판자촌을 세웠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는 확진자를 관리하기 위한 야전 병원이 들어섰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미국 뉴욕시 센트럴파크에 세워진 야전병원 /AP=뉴시스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미국 뉴욕시 센트럴파크에 세워진 야전병원 /AP=뉴시스
블룸버그는 센트럴파크 등을 이용한 이민자 수용 계획은 현재 뉴욕시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시는 최근 급증한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로 고충을 겪고 있다. 뉴욕시는 1981년 법원에서 규정한 '쉼터 권리 명령'으로 이민자에 대해 열린 정책을 펼쳐왔다.

'쉼터 권리 명령'은 오후 10시 이전 쉼터에 도착하는 자녀가 있는 노숙자 가족에게 요청받은 당일 밤 쉼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해당 규정으로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인접 지역인 텍사스주에서 뉴욕시로 향하는 이민자가 급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뉴욕시 쉼터에는 지난해 1월(4만5000명)보다 두 배 넘게 많은 10만7900명이 머물고 있고, 이 가운데 이민자는 5만6600명에 달한다.


시 당국은 이민자 수용을 위해 올해 초부터 호텔을 통째로 빌리거나 병원 또는 학교를 개조해 이들을 수용했다. 하지만 수용지가 마련되는 속도보다 이민자 유입 속도가 더 빨랐다. 블룸버그는 "거주지를 찾지 못한 이민자들은 뉴욕시 도로에서 노숙하며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이민자 유입에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지난달 "남부 국경을 넘어 뉴욕에 오는 이들에게 '우리 도시로 오지 말아 달라'는 전단을 배포하겠다"며 이민자 수용 정책 전환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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