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8월 4일 오후 9시 MBC 뉴스데스크 방송 도중 20대 남성이 난입해 자신의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유튜브 채널 'Jcdiscov M' 캡처
1988년 8월 4일 오후 9시, MBC 뉴스데스크 방송 도중 20대 남성 소창영이 난입해 자신의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청장치 의심케 한 '감시공포증'
CCTV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이명 증상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의사가 내 귀에 도청장치를 심어 놓았다"는 피해망상 중 하나인 '감시공포증'을 겪게 됐다.
감시공포증은 불안장애의 한 형태로,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고 해칠 것 같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때때로 감시공포증은 폭력적으로 표출될 수 있는데, 방송 사고 당시 강성구 앵커는 소창영으로부터 신체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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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사고 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소창영의 소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사고 5일 전에도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되던 MBC 예능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무대에 올라가 소리를 질렀으며, 같은 해 7월 18일에는 '주부가요열창' 녹화 때 방청석에 있던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등 4차례에 걸쳐 MBC의 방송진행을 방해했다.
제지 일절 없었다…방송국 보안 대폭 강화
보안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이 사건을 기점으로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등 방송국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다만 MBC는 1999년에도 만민중앙교회로부터 습격당해 방송 송출이 강제로 중단됐다.
이러한 사건을 겪었기 때문인지 MBC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으로 이사간 후 건물 구조를 난입이 어려운 구조로 바꾸는 등 보안을 더욱 강화했다.
2020년에도 "휴대전화 25년째 도청" 곡괭이 난동
2020년 8월 5일 KBS 본관에서 쿨FM '황정민의 뮤직쇼'가 생방송되던 중 40대 남성이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며 난동을 피웠다. 사진은 난동으로 인해 초토화된 현장 /사진=OSEN
KBS 본관에서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가 생방송되던 중 한 40대 남성이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며 난동을 피웠는데, 난동 이유에 대해 "휴대전화를 25년째 도청당하고 있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밝힌 것.
심지어 이 남성은 곡괭이 외에도 작은 곡괭이 2개와 가스총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다행히 가해자만 유리창을 깨는 과정에서 손에 부상을 입었을 뿐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수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는 2021년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