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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지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만큼 2분기에도 무난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EPS(주당순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0.05달러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56억8000만달러(약 7조3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전분기 성장률(13.36%)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쿠팡의 고민은 고성장의 지속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 성장률이 26%에 달했지만 올해는 10% 중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e커머스 시장 내 쿠팡 점유율이 21%(추정치)에 달하는 데다 올해 상반기 전체 유통업체 매출 성장률도 5.7%로 전년 동기 9.3%보다 확연히 낮아진 상황이다.
이마트는 2분기 매출액이 7조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지만 영업적자가 169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적자가 200억원대로 커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킨텍스점 등 주요 점포 리뉴얼로 할인점 적자가 확대된 데다 SSG닷컴, G마켓 등 온라인사업부의 영업적자가 이어진 탓이다. 스타벅스(SCK컴퍼니)도 원두가격 상승, 원/달러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마트는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지난 6월 유료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를 내놓으며 소비자 유인에 나섰지만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역시 주요 사업인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데다 홈쇼핑, 컬처웍스 등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1.6% 감소한 3조8400억원, 영업이익은 8.9% 증가한 810억원이다. 백화점은 매출이 답보했지만 수도광열비, 인건비 등 고정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영화관을 운영하는 컬처웍스도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달 말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이마트가 영업이익 흑자전환(78억원)에 성공하면서 실적 쇼크 가능성은 낮아졌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면세점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과도한 중국 보따리상 수수료를 거부하면서 이익률이 개선된 덕분이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액 컨센서스는 5.3% 증가한 1조185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711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말 판교점에 에르메스가 입점한데다 무역센터점에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점도 영업적자가 10억~20억원 규모로 대폭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6% 줄어든 1조6961억원, 영업이익은 17.6% 감소한 1544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에 매출액이 35%, 영업이익이 95% 급증해 추가 성장에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다만 면세점은 300억원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은 "소비 여력이 감소하면서 내구재 등 고가제품 소비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고 준내구재 판매량도 줄고 있다"며 소비 부진을 우려했다.
다만 7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두달 연속 100을 웃돌면서 소비심리가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소비심리의 불안 요인이었던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부동산가격 하락 등이 심화되지 않아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거시경제가 더 이상 유통 업체들의 실적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