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조만간 스페인 동박 공장 생산규모를 확정짓고 본격적으로 건설에 박차를 가한단 방침이다. 스페인 생산라인을 통해 유럽 현지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하이엔드 동박(초극박·고강도·고연신) 수요에 대응하는 게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헝가리를 비롯한 여러 후보 지역을 검토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부터 인센티브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스페인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페인 측은 상당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 대우의 중심에는 '태양'도 있다. 스페인은 '태양의 나라'라 불릴 정도로 강렬한 햇빛을 자랑한다. 자연스레 태양광 발전 선도국이 됐다. 스페인 전체 발전량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육박할 정도다.

스페인으로 달려가는 기업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뿐만이 아니다. 스페인은 보조금 및 태양광 발전 제공이라는 당근을 앞세워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은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이 설립한 배터리 사업 업체인 파워 코(Power Co)는 최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향후 60GWh로 증설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스페인을 택한 이유로 '태양광 등을 통한 저렴한 녹색 전기'를 들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노크하고 있다. 인비젼(Envision)은 스페인 서부에서 현지 태양광 업체와 손잡고 공장을 만드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비야디(BYD) 역시 현지 생산라인 확보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의 경우 '친환경 사업'을 한다는 명분 하에 있기 때문에 RE100 달성 등에 보다 적극적"이라며 "스페인처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공급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