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8월3일 오후 12시10분쯤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북한의 정낙현 공군 소위가 같은 달 7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e영상역사관 홈페이지](https://thumb.mt.co.kr/06/2023/08/2023080213395729321_1.jpg/dims/optimize/)
상공을 가르던 미그(MIG) 15기가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곧장 전투기가 뒤따라붙으며 쫓아왔지만 정낙현(당시 24세)은 이들을 따돌리며 남쪽으로 더 거세게 날아들었다. 1960년 8월3일 대낮에 벌어진 갑작스러운 귀순이었다.
대낮에 벌어진 귀순…"자유가 그리웠다"1960년 8월3일 오후 12시10분. 북한 공군 소위 정낙현이 미그15기를 몰고 강원 대포리 비행장에 착륙, 대한민국으로 귀순했다. 24살 청년 정 소위는 평안북도 영월 출신으로 북한 공군 76연대 소속이었다.
이날 원산 비행장을 이륙해 동료 조종사들과 비행 훈련에 나섰던 그는 편대를 이탈한 뒤 "기체가 고장 났다"며 남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북한 전투기들이 그의 뒤를 추격했지만 정 소위는 이를 따돌리고 대포리 제5비행장에 무사 착륙했다.
'철의 장막' 뚫고 날아든 전투기…北 공군들의 남한행
![1983년 2월25일 있었던 북한 일류급 조종사 이웅평(당시 29세) 대위가 한국으로 귀순했다. /사진=KBS '역사저널 그날' 유튜브 영상 캡처](https://thumb.mt.co.kr/06/2023/08/2023080213395729321_3.jpg/dims/optimize/)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53년 9월21일 오전, 당시 21세였던 노금석 상위(대위)가 미그 15기에 백기를 단 채 김해 공항에 착륙했다. 노 상위는 북한의 최연소 엘리트 조종사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몰고 온 미그 15기는 최초로 '철의 장막'을 뚫고 귀순해 왔다. 철의 장막은 당시 소련 중심의 공산주의 국가와 비공산주의 국가 간의 경계선을 풍자한 상징적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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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6월21일 야크18 훈련기를 타고 북한 조선항공사령부 독립연대 858군부대 소속 이운용 상위와 이인성 소위가 귀순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쯤 소속 부대를 무단 이탈해 야크 18 훈련기를 타고 오후 1시30분쯤 서울 상공에 도착했다. 1970년 12월3일에는 당시 33세였던 박순국 소좌(소령)가 미그 15기를 몰고 강원 고성 해안가에 불시착한 뒤 귀순했다.
1983년 2월25일 있었던 북한 이웅평(당시 29세) 대위의 귀순은 가장 잘 알려진 귀순 사례 중 하나다. 당시 한미 연합 팀스피릿 훈련이 진행 중이었고, 북한군은 이에 맞서 대대적인 전시 대비 훈련을 펼치는 등 긴장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 대위는 이 틈을 타 훈련 편대 비행에서 빠져나온 뒤 남쪽으로 기수를 돌렸고, 미그 19기를 몰고 한국으로 귀순해 왔다. 당시 이 대위는 북에 있을 때부터 비행기 라디오로 남한 방송을 몰래 청취하며 공산주의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