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뽑았는데 충전할 데가 없네" 이차전지 순환매…다음은 '이 업종'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3.08.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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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는 듯했던 이차전지 랠리가 다시 이어지면서 '넥스트 수혜주'를 찾는 투자자들의 눈이 바쁘다. 여러 업종 속, 눈에 띄게 성장하는 전기차 충전 관련 기업들이 다음 타자로 지목받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바탕으로 한 국내외 시장에서의 성장이 반등의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차 뽑았는데 충전할 데가 없네" 이차전지 순환매…다음은 '이 업종'


1일 롯데정보통신 (31,050원 ▼450 -1.43%)은 전 거래일보다 200원(0.76%) 오른 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SK네트웍스 (5,090원 0.00%)은 2% 내렸고 신세계 I&C (11,200원 ▲70 +0.63%)는 2.9% 상승했다. 전기차 충전 관련주로 불리는 이 종목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큰 변동 없이 횡보하고 있다.



잠잠한 주가를 깨울 요인으로 '전기차 시장의 규모 확대'가 꼽힌다. 전기차 보급 대수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보급 전기차 수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39만대다. 정부는 2030년 기준 420만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기차 충전소 수도 동반 성장할 전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24만대였던 전기차 충전기는 2030년 123만대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차량 수 증가와 별개로, 전기차 충전의 경우 긴 시간이 소요돼 추가 보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기차 충전 통상 수십 분에서 1시간 넘게 소요되기도 한다. 여러 이유를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의 성장성이 가시화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을 오롯이 받을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전기차 충전 관련 대표주로 불리는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사업부를 통한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기차 충전사업에서만 20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7.5% 성장한 수준이다. 현재 롯데정보통신은 1공장을 통해 연 1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오는 10월 준공 예정인 2공장이 본가동되면 추가 생산도 가능하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공장은 12월부터 본가동 할 계획인데 추가로 연 1만대가 생산할 수 있어 다음 해부터는 연 2만대 생산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충전사업에 대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기대만발'
전기차 충전소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전기차 충전소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충전 인프라 업체 '에스에스차저'를 인수하고 SK일렉링크를 출범했다. SK일렉링크는 현재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 민간 사업자 중 최대 규모인 1800여개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관련 그룹사 '스피드메이트', 'SK렌터카'와의 시너지도 기대 요인이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전기차 완속 충전기 운영 업체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 높은 영역에 투자를 단행함과 동시에 해당 기술을 활용해 주력 사업으로 편입시킬 것"이라며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지자체와 집중형 초급속충전소 구축 등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I&C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 지난해 10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스파로스 EV'를 출시했다. 현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뚜렷하다는 평가다. 박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겠으나 주요한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며 "충전 시장 진출 가속화로 하반기 주가 반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EVSIS'의 전기차 충전기 제품은 미국(UL), 유럽(CE) 등 글로벌 인증을 획득했고 미국 'BTC파워'사에 충전기 부품(기판)을 수출하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보통신이 전기차 충전기 완제품 수출을 위한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며 "안정적인 실적과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감안 시 상당한 저평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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