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배터리 장착한 굴착기 뜬다...건설기계 친환경 경쟁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8.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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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전기 굴착기 EC230 /사진=볼보 건설기계부문볼보 전기 굴착기 EC230 /사진=볼보 건설기계부문


건설기계 업계가 친환경 라인업을 강화한다.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전체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엄격히 관리해서다. 핵심 고객사인 건설사들도 친환경 건설 역량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에 나서고 있고, 주요 제조사들은 핵심 광물의 채굴 단계부터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건설기계 업체들도 수소·전기 굴착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3~26일 독일 홈페르그(Homberg)에서 열리는 '스타인엑스포 2023(Stein expo 2023)'가 개최된다. 유럽 최대규모 건설기계·장비 전시회다. 글로벌 건설기계 톱티어 업체로 손꼽히는 코마츠, 볼보, 리베르 등 전 세계 400여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300여 업체가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각각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 브랜드를 앞세워 부스를 꾸린다.



스타인엑스포는 건설기계 전문전시회 가운데서도 초대형 굴착기·휠로더 등 대형제품 중심이다. 전시보다는 시연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다. 주요 참가기업은 자사 제품을 앞세워 채굴하는 모습을 직접 선보인다. 행사장도 실내가 아닌 유럽에서 가장 큰 현무암 채석장이다. 고출력이 요구되는 장비가 즐비해 친환경보다는 성능 중심의 시연이 이뤄 져 왔다. 다만. 올해는 다르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친환경 기술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볼보다. 볼보 건설기계부문은 이번 행사에서 E-모빌리티, 수소 연료전지, 디지털 솔루션 기반의 중장비 운영 체제 등을 전시한다. 23톤급 전기 굴삭기 EC230, 종전보다 연비 효율을 25% 향상한 50톤 규모의 크롤러 굴삭기 EC550E, 세계 최초의 수소 연료 전지 험지형 굴절식 트럭 HX04 등을 내보이는 것. 제플린 캣(Zeppelin Cat)은 저탄소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출력을 유지한 채 엔진 속도를 낮춰 종전 모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22% 줄인 유압식 굴삭기 Cat 323이 대표적인 친환경 모델이다. 주요 제품군에 자동차의 드라이빙 모드와 같이 파워(Power), 스마트(Smart), 에코(Eco) 등 세 가지 구동 모드를 장착시켜 효율적인 연비관리가 가능하게 했다.



HD현대도 전기·수소를 축으로 한 친환경 건설기계를 개발하고 있다. 고출력이 요구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내연기관 중심으로 출품하지만, 소형 장비 중심으로 다양한 친환경 장비를 만들어 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 하반기 1.7톤 미니전기굴착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1.9톤 미니전기굴착기를 내년 상반기 시판한다. 양사는 2026년까지 3.5톤급 미니굴착기 등을 출시해 전기굴착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14톤급 중형 굴착기도 전동화도 추진한다.

15톤급 이상 중장비에는 수소연료전지가 기반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15톤급 수소연료전지 기반 수소굴착기를 개발하고, 2026년 상용화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전소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상용차에 탑재를 시작으로 30톤급 굴착기까지 적용범위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열린 독일 '바우마 2022'와 올 초 미국에서 열린 '콘 엑스포 2023' 등에서 수소·전기굴착기, 수소전소엔진, 자체개발한 배터리팩 등을 전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의 채굴 단계부터 엄격한 탄소중립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건설사들도 탈탄소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어 전기·수소 기반 건설기계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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