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6월 기준 지난 1년 동안 미국 가계가 벌어들인 이자 소득이 전년 대비 1210억달러(약 154조원)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돈을 맡길 때 받을 수 있는 금리도 높아진 덕이다. 같은 기간 대출 이자 비용 역시 1510억달러 증가했지만 이자 소득이 부담을 상당 수준 상쇄해줘 소비를 유지할 수 있게 한 셈이다.
위험 부담을 꺼리는 보수적 투자자들은 고금리 환경을 반긴다. 피츠버그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로라 키사일러스(44)는 WSJ에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금리가 5.5%에 육박하는 단기 국채를 직접 구매하고 있다며 "국채에 투자해도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국채로 큰 부자가 될 순 없겠지만 위험을 감수하면서 돈을 잃진 않아도 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한 바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 지출 부담에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지만 안정적인 이자 수익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금리가 올랐다. 하지만 사람들의 씀씀이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금융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용 시장이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역시 미국 경제 기둥인 소비를 떠받친 요인으로 분석된다. 민간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의 에릭 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소비를 크게 줄일 가능성은 낮다"며 "고금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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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대규모 돈풀기로 금리가 떨어졌을 때 많은 미국인들이 부채를 상환하거나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탄 데다, 증시가 견고한 오름세를 이어가는 점도 소비 심리를 지지한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올해에만 19% 뛰었고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빅테크 주식은 특히 오름폭이 컸다.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는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2분기 2.4% 성장률을 기록하며 1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미국 경제가 물가 안정 속에 성장이 이어지는 골디락스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