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 녹아내려 구멍 '뻥'…'수영자의 귀'로 불리는 이 질환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07.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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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고막 녹아내려 구멍 '뻥'…'수영자의 귀'로 불리는 이 질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다나 워터파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름철엔 물놀이 후 귀가 아파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많아진다. 급성 외이도염 때문인데, 유독 수영하고 잘 발병하는 이유로 '스위머스 이어(swimmer's ear)'라고도 불린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는 "급성 외이도염은 급성 중이염과 함께 귀 통증, 이루(분비물)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외이도는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약 2.5㎝의 통로다. 이곳에 여러 원인으로 세균·곰팡이 등이 감염돼 생긴 염증이 외이도염이다. 급성 외이도염은 수영·목욕 후 외이도에 남아 있는 물기가 외이 피부에 습진을 일으키고, 세균 등이 피부 상처에 침입하면서 진행한다. 외이도 안쪽 피부는 매우 얇고, 지방·근육조직 없이 외이도 뼈에 밀착돼 있어 쉽게 손상당할 수 있다.



초기에는 습진처럼 가려운 증상으로 시작하면서 점차 외이도 주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심한 경우 화농성 분비물이 나온다. 때로는 귀 앞에 있는 귀밑샘으로 염증이 진행해 입을 벌릴 때도 통증을 느낀다. 고막도 염증으로 두꺼워져 일시적인 '전음성 난청'(음파가 잘 전달되지 않는 난청)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급성 중이염과 함께 발생한다. 안중호 교수는 "이 경우 고막 천공, 이소골의 손상을 일으키며 영구적 난청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귀지 과도하게 없애면 피부 찰과상 입혀
급성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물놀이 후 귀에 물이 들어가서 먹먹한 경우, 면봉으로는 외이도의 겉면만 살짝 닦아주고, 안쪽의 물기는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바람으로 가볍게 말려주는 게 좋다.



외이도에 있는 귀지는 외이도의 pH(물의 산성·알칼리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약산성으로 유지하며 외이도 피부를 덮고 있어 외부 세균의 침입을 막아준다. 따라서 외이도 안쪽의 귀지를 면봉으로 과도하게 제거하면 피부에 찰과상을 입힐 뿐 아니라 피부의 보호기전이 손상당한다. 따라서 귀지를 과하게 파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급성 외이도염이 발생했을 때는 진통 소염제로 치료해야 한다. 만약 세균 감염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외이도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항생제 연고,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는 드레싱 처치가 필요하다. 항생제, 스테로이드 성분을 포함한 외이도 점액을 이용해 하루 두세 번 외이도에 약물을 넣는 치료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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