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다. 파멥신은 유증을 결정한 당시 "운영자금 및 연구개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발표했다. 파멥신은 2008년 설립됐지만 작년 매출이 2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매년 100억~300억원대에 달했다. 이로 인해 작년엔 3년간 진행해 온 재발성 교모세포종 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중단했다. 하지만 적자 흐름이 바로 끊어지진 않았다. 올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으며, 결손금이 599억원까지 불어났다. 현재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는 만큼 생존을 위해선 외부자금 유치가 필요했다.
유 대표는 조만간 대표에서도 물러난다. 파멥신은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전하면서 "대표이사를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달 임시 주총을 열고 사중진 코리아다이아몬드거래소 대표, 오광배 전 키프코씨앤아이 대표 등 2인을 사내이사로, 김성훈 변호사와 정지숙 세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 동안 파멥신은 이사회를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해왔다. 이를 감안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팬젠 (5,730원 ▲50 +0.88%)과 크리스탈지노믹스 (2,535원 ▼25 -0.98%)도 올해 최대주주가 바꼈다. 2001년 설립(2010년 재설립)된 팬젠은 올 초 창업자인 윤재승 대표, 최대주주인 김영부 대표 등 10인이 지분 20.43%를 234억원에 크리스탈지노믹스, 화일약품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2000년 설립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달 최대주주가 조중명 창업자에서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로 변경됐다. 조 창업자는 최대주주 변경 전 사내이사 및 대표직에서 물러놨지만, 최대주주 변경 후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두 회사 역시 매각 전 적자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상황은 김선영 대표가 1996년 설립한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 헬릭스미스 (5,440원 ▲340 +6.67%)도 마찬가지다. 최대주주가 김 대표에서 카나리아바이오엠(지분율 7. 3%)으로 바꼈다. 헬릭스미스도 매년 400억~5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다. 올 3월 말 결손금만 4082억원에 달한다. 무산되긴 했지만 최근에는 알테오젠 (79,300원 ▲800 +1.02%)도 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은 바이오 플랫폼 개발기업으로 LG생명과학(현 LG화학) 출신인 박순재 대표가 2008년 설립했다. 매년 수백억원대 매출을 냈지만 영업적자도 수백억원대를 기록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바이오가 주식시장에서 소외되는 등 바이오 투자자들의 엑시트에 한계가 생기면서 바이오사들의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바이오 특성상 매출도 당장 발생하지 않다보니 매각을 결정하는 바이오사들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주로서는 회사 발전 측면에서 전문화 된 경영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며 "새 경영진이 혁신적이고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제2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