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그룹주 역시 조정이 진행됐다. POSCO홀딩스 (471,500원 ▲24,500 +5.48%)(-5.7%)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13.2%) 포스코인터내셔널(-21.7%) 포스코DX(-19.8%) 포스코스틸리온(-17.37%) 포스코엠텍(-16.35%) 등 계열사 모두 급락했다.
2차전지로 쏠렸던 수급이 해소되자 2차전지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이 반사이익을 얻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업종이 반도체, 바이오, 인터넷, 금융 등 이다.
삼성전자 (72,600원 ▲1,100 +1.54%)는 전일 대비 1900원(2.7%) 오른 7만17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127,500원 ▲1,900 +1.51%)는 9.7% 급등했다.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실적에 꼬였던 수급도 해소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5.26% 감소한 6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에 이익은 급감했지만 시장 전망치(2714억원)는 상회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영업손실이 2조8821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반도체 대장주가 앞서가자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으로도 온기가 확산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이오테크닉스는 27.12% 급등했고 ISC, 엘오티베큠, 하나마이크론 등 주요 소부장 업체들도 10%대 이상 급등했다.
바이오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09,000원 0.00%)는 전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 이날 주가는 8.8% 상승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9% 증가한 8862억원, 영업이익은 49.3% 늘어난 253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5% 증가한 1조5871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상반기 호실적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올들어 하락세가 지속됐다. 지난 26일 기준 올해 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 11.45%다. 2차전지로 수급이 쏠린 탓에 증시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차전지 조정을 계기로 실적 개선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상반기 반등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인터넷 대표주인 NAVER (217,500원 ▲5,000 +2.35%)와 카카오 (51,700원 ▲1,200 +2.38%)도 이날 각각 6.9%, 5.8% 상승하며 모처럼 웃었다. 성장주의 대표주자인 두 종목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약세가 지속됐으나 최근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반등 기대감도 높아진다.
전통적인 가치주인 금융주들도 수급 분산의 수혜를 봤다. 이날 KB금융, 신한지주, 카카오뱅크,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주들은 4~6%씩 상승 마감했다.
2차전지가 조정 받고 소외된 종목이 반등하는 건 시장에서 기업이 본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다.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인과 개의 산책 비유를 통해 주가와 펀더멘털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주인(펀더멘털)보다 앞서나가던 개(주가)가 산책이 끝나면 다시 주인에게 돌아오듯이 주가도 결국은 기업의 내재가치에 수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처럼 2차전지 관련주 역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저평가된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급증한 이후 주도주의 상승 탄력은 약해지거나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을 가질 확률이 높다"며 "반도체, 내수 소비, 금융 등 소외된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실적 개선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펀더멘털 대비 단순히 수급에 의해 급격히 상승했던 테마군은 하락으로 끝났던 경험이 많다"며 "하반기 기업이익의 방향성은 우상향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