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공매도 거래가 정지된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연초 4869억원에서 지난 24일 1조3827억원으로 늘었다.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공매도 거래가 정지된 LS일렉트릭도 지난 5월 말 기준 47억원까지 내려갔던 공매도 잔고금액은 131억원으로 급증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통상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통상적으로 어떤 종목이 기업 가치나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주가가 올랐을 때 공매도 기법을 사용한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늘었다는 건 현재 에코프로비엠과 LS일렉트릭 등 이차전지 종목 주가에 버블이 꼈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코스닥을 달군 에코프로 (724,000원 ▼24,000 -3.21%)도 연초 공매도 잔고금액이 540억원에서 지난 24일 기준 1조1111억원으로 늘었다. LS (84,000원 ▼700 -0.83%)는 57억원에서 337억원으로 뛰었다. 전날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며 대한항공 (22,350원 ▼100 -0.45%)과 SK텔레콤 (50,600원 ▼1,600 -3.07%) 등 대기업도 제쳤던 금양 (122,500원 ▼5,800 -4.52%)은 코스피 200지수에 편입되며 공매도 거래가 가능해진 지난 6월 초 기준 319억원에서 615억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이차전지로 주가가 급등했던 포스코 그룹주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주가가 179% 오른 포스코퓨처엠 (314,000원 ▼10,500 -3.24%)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연초 1839억원에서 8843억원으로 늘었고, 주가가 118% 오른 POSCO홀딩스 (474,000원 ▼9,000 -1.86%)도 601억원에서 8858억원으로 증가했다.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며 올해 606%가량 주가가 급등한 영풍제지 (3,010원 ▼15 -0.50%)도 공매도 잔고금액이 3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었다. 엘앤에프 (176,500원 ▲200 +0.11%)는 4440억원에서 6179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 (134,400원 ▼8,700 -6.08%)은 996억원에서 1306억원으로 증가했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이차전지주들은 공매도대금 상위 종목에도 대거 등장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공매도대금 상위 10개 종목에는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에코프로, 포스코인터내셔널 (55,700원 ▼1,500 -2.62%), SK이노베이션, 삼성전자 (72,000원 ▼800 -1.10%), 삼성SDI (447,000원 ▼25,000 -5.30%), LG에너지솔루션 (428,500원 ▼26,000 -5.72%)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9개 종목이 이차전지 관련주였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과열돼 있다"며 "주가가 과열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폭탄 돌리기 양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공매도를 통해 버블이 꺼지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