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40%" 개미들 패닉셀…이차전지주 급락 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홍순빈 기자 2023.07.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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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차익실현에 패닉셀…하루새 변동폭 30~40%
코스닥 거래대금도 폭발…26조2000억, 역대 최대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극심한 이차전지 쏠림이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 일부 큰 손 투자자가 이차전지 차익실현에 나서자 개미들의 패닉셀(공포에 의한 매도)이 이어지며 코스닥 지수가 장중 5% 이상 급락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DX 등 이차전지 붐을 이끄는 종목들은 하루만에 주가가 30~40% 널뛰기했고 시가총액 30조원이 넘는 대형주들에 VI(변동성완화장치)가 수차례 발동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4.10포인트(1.67%)내린 2592.36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39.33포인트(4.18%) 떨어진 900.63에 마쳤다. 이날 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차전지 랠리로 강세를 보이던 시장은 오후 들어 관련 종목들이 급락하며 출렁였다. 거래대금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장의 거래대금은 62조2078억원으로 역대 2번째 큰 규모다. 특히 코스닥 거래대금은 2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장중 주가가 58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57조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 4위 POSCO홀딩스를 넘었을 정도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합산한 시가총액은 이날 고가 기준 98조원에 달해 SK하이닉스를 뛰어넘었다. 20% 넘게 올랐던 두 종목은 오후 들어 급등락을 반복하다 각각 5.03%, 1.52% 하락으로 마감했다. 하루 변동폭은 각각 31%, 34%에 달했다.

포스코 그룹주도 변동성이 극심했다. 이날 POSCO홀딩스는 장 초반 16% 넘게 뛰면서 시가총액 4위 대형주에 VI가 걸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종가는 전일대비 2만8000원(4.26%) 떨어진 63만원을 기록했지만, 오후 한 때 9% 가까이 낙폭을 키우며 하루 변동폭이 25%에 달했다.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하루 변동폭 28%, 30%를 각각 기록했다. 포스코DX는 하루만에 주가가 42% 널뛰기 했다. 최근 신규 이차전지 소재주로 묶인 LS와 LS ELECTRIC도 하루 만에 41% 움직였다.



이차전지주의 급등락은 수급 영향이다. 일부 큰 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자, 시세가 밀리는 것을 목격한 개인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연쇄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쏠림 중심에 있었던 이차전지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반대매매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져 개인들이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6186억원 순매도했는데 1~5위 매도 종목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엠텍, 성일하이텍으로 모두 이차전지 관련주다. 5개 종목 매도액이 5400억원을 넘는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8666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방어했다. 과열에 대한 경고가 여러 차례 나온 만큼 향후에도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차전지 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성장성에 비해 높다고 경고해왔다. 에코프로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는 이미 지난 5월부터 끊겼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연구원은 "기업 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가 커 본연 가치로 회귀하려는 과정이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은 포모(모두 돈을 버는 상황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불안) 현상도 강했고 이차전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견고했는데, 오늘 장이 흔들리면서 기대감에 균열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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