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콩팥병 환자의 '투석 불청객' 저혈압, AI로 점친다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07.26 16:58
글자크기

[정심교의 내몸읽기]

말기 콩팥병 환자의 '투석 불청객' 저혈압, AI로 점친다


말기 신부전(콩팥병) 환자가 혈액 투석 치료 도중 나타날 수 있는 저혈압을 미리 알아챌 수 있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한국에서 개발됐다. 그 시스템의 유용성이 국제학술지에도 실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공동교신저자)·이한비(제1저자), 여의도성모병원 신장내과 고은실(공동교신저자) 교수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료분야 임상데이터 정보관리시스템인 'CMCnU CDW(Clinical Data Warehouse) 플랫폼'을 활용해, 투석 중 저혈압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CMC-IDH-X-Artificial Intelligenence system)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의료원 산하 7개 병원 혈액투석 환자 2007명, 94만3220건의 투석과 연관된 임상 자료를 분석하고, 데이터 세트를 구축한 결과다.



저혈압 예측 인공지능 시스템은 투석 시작 전 혈압과 한외여과율, 이전 투석 중 저혈압 기왕력 등과 같은 임상 자료를 기반으로 위험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실제 저혈압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음성 예측도가 0.97로, 투석 시작 전 투석 중 저혈압 발생 위험을 거의 정확하게 선별했다. 예측 능력은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우수하다는 뜻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료분야 임상데이터 정보관리시스템(CMCnU CDW 플랫폼)을 활용해 인공지능이 투석 중 저혈압을 예측하는 체계. /그림=서울성모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료분야 임상데이터 정보관리시스템(CMCnU CDW 플랫폼)을 활용해 인공지능이 투석 중 저혈압을 예측하는 체계. /그림=서울성모병원
혈액 투석 치료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치료법이다. 그러나 투석 중 흔하게 발생하는 혈압 저하, 즉 투석 중 저혈압은 구역감, 저린 증상 등을 일으켜 환자의 불편감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또 장기적으로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따라서 투석 환자에서 이러한 투석 중 저혈압을 예측해 예방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시행돼온 이유다. 하지만 환자, 투석 치료와 연관된 다양한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탓에, 시행 전 이를 미리 정확히 알아내기는 여전히 많이 어려웠다.

정병하 교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한 전향적 연구를 계획 중이며, 보다 정교해진 인공지능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향후 투석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한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된 CDW(임상데이터 웨어하우스) 투석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투석 중 저혈압뿐 아니라 빈혈처럼 투석 환자의 건강과 연관된 질환의 치료에 도움 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계속 개발·연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장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유럽신장학회(European Renal Association)의 공식 학술지 '신장학·투석·이식(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 정식 게재에 앞서 온라인 4월호에 실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