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범은 90년생 조선"…거부하던 사이코패스 검사 완료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3.07.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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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남). 왼쪽은 주민등록증 사진. 오른쪽은 CCTV(폐쇄회로TV) 사진./사진=서울경찰청 제공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남). 왼쪽은 주민등록증 사진. 오른쪽은 CCTV(폐쇄회로TV) 사진./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가 골목에서 또래 남성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1990년생 남성 조선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조씨가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하여 다수의 피해자들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 피의자의 자백, 현장 CC(폐쇄회로)TV, 목격자 진술 등 범행 증거가 충분하며 범죄발생으로 인한 국민불안,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개 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했다. 경찰은 전날 검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조씨가 "오늘은 감정이 복잡하다"며 거부했다. 진단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최대 열흘 가량 걸린다.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13년부터 범행 당일인 지난 21일까지 조씨의 정신질환 치료 경력을 제출받아 확인했으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현재 경찰은 조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범행 약 23시간 전인 지난 20일 오후 5시쯤 자신이 소유한 아이폰을 초기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58분 이후 브라우저 기록만 확보했으며 사건과 관련성이 있는 검색기록, 통화기록, 메시지, 사진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하고 이게 발각되면 안되니까 초기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 본체를 망치로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직후 조씨 주거지에서 훼손된 컴퓨터를 확보했다. 현재 경찰청에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조씨는 범행 직전 할머니 자택을 방문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범행 전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조씨는 범행 직후 조사에서는 평소에도 할머니를 자주 방문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범행 다음날 조사에서 태도를 바꿨다.



조씨는 지난 21일 할머니 댁에서 나와 사건 발생 10분 전인 낮 1시57분쯤 서울 금천구에 한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쳤다. 그 후 택시를 타고 범행 현장인 신림역 인근으로 향했다. 흉기 1개는 택시에 놓고 내렸고 나머지 1개로 범행했다.

그는 오후 2시7분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조씨는 과거 폭행 등 3회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성년자 시절 소년부로 송치된 수사경력자료는 14건에 달한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씨의 소년원 마지막 수감이 20년 전이다. 굉장한 사각지대에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제 어떤 방법으로든 기본권 문제를 고민하면서도 방어적으로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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