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전체 935개 종목 가운데 단 10개 종목이 올해 증시 규모 증가의 80%를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주목할만 한 건 LG에너지솔루션 (430,000원 0.00%)과 포스코 그룹을 비롯한 2차전지 관련주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올해 37조8000억원 증가했고 POSCO홀딩스 (460,500원 ▼14,500 -3.05%)는 30조9000억원, 포스코퓨처엠 (323,000원 ▼25,000 -7.18%)은 28조원, 포스코인터내셔널 (53,400원 ▼1,500 -2.73%)은 8조8000억원 늘었다. 삼성SDI (444,000원 ▲4,500 +1.02%)(8조3000억원)과 LG화학 (471,000원 ▼2,000 -0.42%)(8조원)까지 합하면 코스피 주요 2차전지 관련주의 올해 시총 증가분은 122조원에 달한다.
코스피 시장에서 이를 주도한 업종은 2차전지, 반도체, 자동차뿐이다. 3개 업종 안에서만 순환매가 발생하면서 다른 종목들은 소외되는 상황이 지속됐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코스닥 시총은 125조6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에코프로 3사(에코프로 (658,000원 ▼9,000 -1.35%), 에코프로비엠 (308,500원 ▼14,500 -4.49%), 에코프로에이치엔 (68,500원 ▼3,000 -4.20%)) 증가분이 59조6500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코스닥 시총 증가 상위 종목을 보면 2차전지, 로봇(AI), 엔터, 반도체 위주로 수급이 쏠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에코프로 그룹이 쉬어가면 엔터가 오르고 이후에 로봇과 AI로 수급이 이동했다 다시 2차전지로 돌아오는 순환매가 올해 내내 지속됐다.
코스닥 역시 올해 지수는 36.89%로 급반등했지만 상승 종목수는 전체 1596개 중 872개로 54.6%에 그쳤다. 지수를 상회하는 종목 비율도 19.67%(314개)에 불과했다.
증시는 반등했지만 내 계좌의 수익률은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대부분 투자자들이 겪는 현상이었던 것이다. 특히 올해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은 개인 투자자수가 적은 반면 개인 투자자가 많은 종목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박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말 기준 소액주주수 207만명으로 전체 2위인 카카오 (50,800원 0.00%)는 올해 주가가 약 6% 하락했다. 소액주주수 상위 종목인 NAVER (213,000원 ▲2,500 +1.19%), 대한항공 (22,450원 ▼150 -0.66%), 카카오뱅크 (25,250원 ▼150 -0.59%)도 올해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다.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쏠림에 의한 증시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쏠림 이후 대부분 증시 조정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지금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닥 시장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순이익비율)는 22.35배까지 치솟았는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쏠림 현상이 발생한 이후의 증시 흐름은 조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만만한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며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면 쏠림 현상도 버티기 어렵고 과열국면에서 투자한 종목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