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버핏은 2000년대 초반부터 포스코에 장기투자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멍거는 10년 장기투자 끝에 지난해 말 손절했는데 이후 주가는 2배 이상 뛰었다.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6년말 기준 포스코 주식 349만6006주(지분율 4%)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매입 가격은 5억7200만달러로 주당 평균 164달러였다. 평단가를 감안하면 2004년에 포스코 주식을 집중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 원/달러 환율(1100원)을 고려한 원화 기준 평단가는 약 18만원이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포스코 사랑을 밝힌 버핏은 포스코 주가가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던 2008년 추가 매수를 했다. 2008년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스코 보유주식수는 394만7554주로 전년 대비 46만1548주 증가했고 지분율도 5.2%로 늘었다. 매입가격은 7억6800만달러, 평단가는 194.6달러로 높아졌다. 평균 매입 환율을 1100원으로 가정하면 원화 기준 평단가는 약 21만4000원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와중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2014년 4~6월 사이 포스코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2013년과 2014년 연간보고서에도 보유주식 명단에 포스코는 없었다. 2015년3월 해당 보도가 나오고 약 한달 뒤 포스코는 해명 자료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에 이메일을 보내 확인한 결과 '아직 포스코 주식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량 매도는 아니지만 이 기간 일부는 매도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4년2분기 포스코 평균 주가(약 30만원)와 버크셔 해서웨이의 평단가(21만4000원)를 감안하면 약 10년 보유 기간 동안 수익률은 40% 정도다. 배당수익까지 포함하면 수익률은 이보다 높아지지만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수익률이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는 포스코를 포함해 한국 주식은 단 한주도 없다.
버핏은 그나마 낫다. 그의 동업자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멍거는 포스코 투자로 손해를 봤다. 금융통계 사이트 웨일즈위즈덤에 따르면 멍거가 운영하는 데일리저널은 보유하고 있던 POSCO홀딩스ADR(주식예탁증서) 잔여분 전량(9745주)을 지난해 4분기 주당 약 49달러에 매도했다. 앞서 데일리저널은 2013년4분기 POSCO홀딩스ADR 6만4600주를 주당 약 76달러에 매수했는데 1년 뒤인 2014년4분기 중에 5만4855주를 매도했다. 당시 주가는 60달러대였다.
10년간의 기다림 끝에 결국 손절로 마무리 했지만 공교롭게도 멍거가 매도한 이후 포스코 주가는 2배 이상 급등했다. 철강 기업에서 2차전지 종합기업으로 시장의 재평가를 받은 결과다. 이날 종가는 64만2000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32% 올랐다. 지난 21일 10.75% 급등한데 이어 이날도 16.52% 오르며 급등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