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기나 보자"…공매도 vs 개미, 포스코그룹 승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7.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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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주(株) 주가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큰손 투자자들의 공매도도 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빚을 내서 포스코그룹주에 뭉칫돈을 집어넣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375,000원 ▲4,500 +1.21%))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90만2116주로 지난 4월24일(96만1104주)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매도 잔고 금액은 4510억원, 잔고 비율은 1.07%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며 공매도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연초(1월2일) 22만주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4배 더 많아진 것이다. 이 기간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80% 가까이 올랐다.

포스코홀딩스 외 다른 포스코그룹주들도 공매도가 늘어났다. 포스코그룹의 종합상사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56,400원 ▼1,000 -1.74%)은 지난 19일 공매도 잔고 수량이 419만7475주를 기록했는데 연초(1만3876주)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300배 이상 늘었다. 현재 공매도 잔고 비율도 2.39%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걸 예상한 투자전략으로 주로 외국인, 기관 등 큰손 투자자들이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고 진행한다. 공매도 잔고 수량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상환하지 않은 물량이 많아져 공매도 세력의 베팅이 계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공매도가 늘어나는 건 포스코그룹주뿐 아니다. 올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이차전지주 전반에 공매도가 쏠린다. 지난 19일 기준 에코프로 (97,000원 ▲100 +0.10%)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111만1975주이며 잔고 비율은 4.18%다.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 (189,000원 ▼2,000 -1.05%)엘앤에프 (144,700원 ▼4,600 -3.08%) 역시 공매도 잔고 비율이 각각 3.9%, 5.43%다.

에코프로그룹주는 공매도가 늘었지만 현재도 주가가 추가 상승 중이다. 공매도 세력이 빌린 주식을 갚으려면 에코프로 주식을 강제 매수해야 하는데 이때 주가가 더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에코프로가 100만원 위로 올라가며 황제주에 등극했을 때 외국인이 에코프로 주식을 249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상당수는 숏커버링 물량으로 추정된다.


"누가 이기나 보자"…공매도 vs 개미, 포스코그룹 승부
포스코그룹주에 투자한 개미들도 다른 이차전지주들처럼 추가 상승세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에 포스코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도 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초 30만주였던 포스코홀딩스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21일 165만229주까지 올랐다. 올들어 약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다른 포스코그룹주인 포스코퓨처엠 (268,000원 ▲2,500 +0.94%),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DX (37,050원 ▲200 +0.54%) 등도 같은 기간 신용융자잔고가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포스코그룹주의 주가 상승에 대해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이 이차전지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건 맞지만 무리한 빚투, 공매도 숏커버링을 예상한 베팅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포스코그룹에 대한 실적과 향후 청사진 등을 잘 따져보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외국인 공매도 투자자들을 응징하자는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공매도 잔고가 많은 일부 종목들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공매도 규모가 작을 땐 공매도 투자자들이 잔고 수량을 쉽게 줄이지 않는다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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