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금사정 나아졌는데...웃지 못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3.07.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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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 정부가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석 달째 '경기둔화' 국면으로 판단했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2023년 4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내수는 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되고 있지만,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2%, 작년보다 8.1% 감소하며 고전 중이며,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7.1% 감소했는데, 이것이 전체 광공업 생산 감소에 ?2.8%포인트 기여했다. 반도체의 부진이 전체 광공업 생산 자체의 숫자를 끌어내리고 있고, 이게 우리나라 수출에도 굉장히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가 경기 회복에 핵심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4.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인천=뉴스1) 김진환 기자 = 정부가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석 달째 '경기둔화' 국면으로 판단했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2023년 4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내수는 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되고 있지만,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2%, 작년보다 8.1% 감소하며 고전 중이며,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7.1% 감소했는데, 이것이 전체 광공업 생산 감소에 ?2.8%포인트 기여했다. 반도체의 부진이 전체 광공업 생산 자체의 숫자를 끌어내리고 있고, 이게 우리나라 수출에도 굉장히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가 경기 회복에 핵심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4.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좋아진 것이 차입금 증가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기업 10개사 중 9곳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시장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107개사 응답)으로 '자금사정 현황'을 조사해 2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31.8%가 전년 동기 대비 자금사정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악화됐다'는 응답은 13.1%에 그쳤고, '비슷하다'는 답변은 55.1%였다.



전경련은 자금사정 개선의 주요 원인이 영업이익 증가로 인한 유보자금의 증가가 아니라, 차입금 증가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중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2.9% 감소한 반면, 회사채 발행, 은행 차입 등 직·간접금융 시장을 통한 차입금 규모는 10.2% 증가했다.

응답기업의 86.9%는 올들어 은행 등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52.4%는 회사채 등 직접금융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86.0%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인 3.50%를 꼽았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차입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추가 인상하더라도 시중금리 상승으로 상당수 기업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지난 2년 동안 기준금리가 3.0%포인트 인상된 이후,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평균 13.0%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올 하반기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35.5%)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5.6%)을 크게 웃돌았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설비투자(38.7%) △원자재·부품 매입(32.3%) △차입금 상황(11.2%) △인건비·관리비(10.5%) 등의 순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 수익성 악화로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금융비용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기업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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